금소연 “시중은행, 전체수입의 40%가 수수료”…민주당은 카드 수수료 인하 추진
[매일일보] 시중은행과 카드사의 수수료 폭리에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서민금융 비중 경감을 위해 최근 내놓은 수수료 인하 및 감면 조치도 수수료 이익 과다 지적에 대한 '면피식 꼼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8개 시중은행의 수수료 이익은 2조256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다. 카드사들의 가맹점수수료 수입도 4조95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8.6%나 늘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시중은행의 수수료 수익이 전체 수입의 40% 이상을 차지한다"며 금융당국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수수료 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금소연에 따르면 지난 해 국민은행이 거둬들인 수수료 수익은 8700억원으로 당기순이익(110억원)의 79배에 이르고, 신한은행은 당기순익(1조6500억원)의 47%에 해당하는 7700억원을 수수료 수익으로 챙겼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당기순이익의 42%, 41% 가량인 4620억원, 4060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우리·국민·하나·신한 등 4대 은행이 소비자에게 청구하는 수수료 종류도 평균 138건에 달한다.
사정이 이렇자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지난 13일 "당국이 직접 제어하진 않겠다"면서도 "스스로 들여다볼 때가 됐다"며 금융업권의 과도한 수수료 체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은행권은 2000년 초부터 자율화된 수수료 체계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오류'라고 성토했다. A은행 관계자는 "당국이 비이자수익 비중을 높여 선진화할 것을 독려해놓곤 시장 분위기 등에 따라 입장을 바꾸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업무 처리에 들어가는 원가 때문에 수수료 부과가 불가피하다고도 견지했다. B은행 관계자는 "한국은 수수료수익 비중 11.3%로 미국 상업은행에 비해 낮다"라며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라"고 주장했다. 되려 은행권이 업무처리 합리화 작업에 따른 비용 절감분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수수료 면제 항목이 제한적인데다 일부은행의 경우 인하 폭이 적어 은행이 부담하는 규모는 미비하다는 여론이 여전히 강하다.
카드사들은 지난해부터 이미 두 차례나 가맹점 수수료를 내렸지만 오히려 수수료 수입은 늘어났다.
전국소상공인연합회는 기본적으로 대형사들보다 높게 책정된 수수료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 협회 관계자는 "대형 가맹점의 경우 카드수수료의 일정 부분을 소비자에게 물려 1.5%의 낮은 요율이 적용되고 있는데 반해 일반 가맹점은 이보다 높은 요율이 적용된다"면서 "카드 수수료 체계를 합리적으로 바꿔야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은 "너무 한다"는 반응이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카드사 수익원의 근간인 수수료를 1년에 2번씩이나 내리고 있다"라며 "카드사가 부대사업에 기울여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인데, 너무한 부분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카드사 주요 수익원은 가맹점수수료, 할부카드수수료, 현금서비스수수료, 카드론 수익인데, 이중 가맹점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60∼70%에 달한다.
하지만 카드사 수수료가 소상공인들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힘을 받으면서 정치권에서는 수수료율 인하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카드 수수료를 현행 2% 대에서 1.6∼1.8%로 낮추는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백화점과 대형할인 매장의 카드 수수료가 1%대임을 감안하면 형평성 차원에서 영세 자영업자도 재래시장 중소 가맹점 수준으로 수수료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영세가맹점의 범위도 현행 연간매출액 1억2000만원 미만에서 2억원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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