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 4차 산업혁명 대비 체질 개선 및 인력 효율화 시급
이익에만 혈안 돼 있는 노조에 발목…자동차·조선 산업 위기감 고조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국내 경제를 견인하던 주력 산업들이 하나 둘 위기에 봉착했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체질개선과 인력 효율화(구조조정) 등에 나서고 있지만, 노조의 반대에 부딪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노동계가 회사의 경영상황이나 미래비전은 모른 채 하면서 잇속 챙기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미중 무역전쟁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산업계는 노조의 발목잡기로 기업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실제로 올해 세계경제포럼(WEF)이 조사한 국가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시장 경쟁력 순위는 최하위권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140개국 가운데 임금결정 유연성(63위), 고용 및 해고관행(87위), 노사 간 협력(124위) 등이 하위권에 머물렀다.낮은 노동시장 경쟁력은 한국 경제의 중심인 자동차 산업의 뿌리까지 흔들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 회복이 시급한 현대자동차는 노조가 ‘광주형 일자리 문제’를 반대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회사가 올해 3분기 실적 쇼크를 기록했음에도 지난 21일 민주노총 총파업에 동참했다.심지어 현대차는 전기차나 수소전기차와 같은 미래차 트렌드에 대응해 생산구조 변화가 필요하더라도 노조의 허락 없이는 진행할 수 없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을 체결하며 4차 산업혁명 대응 관련 노사공동 협의체 구성한 상태다. 미래 자동차산업 구조 변화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한 노조가 사측에 일찌감치 이 같은 협의체를 추진한 것이다.경영정상화 합의 반년 만에 노사 갈등이 불거진 한국GM도 상황은 비슷하다. 산업은행은 국내 자동차산업의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수천억원의 혈세를 투입해 이 회사를 살렸지만, 한국GM 노조는 생산성 증대 및 경쟁력 강화는 뒷전인 채 회사의 연구개발(R&D)법인 분리 움직임에 반대하며 투쟁을 벌이고 있다.르노삼성자동차 역시 최근 강성 노조의 등장으로 위기에 직면했다. 르노삼성은 3년 연속 무분규 임금협상 타결을 해왔지만 올해 강경파로 분류되는 노조위원장이 선출되면서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임금협상을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노조의 눈치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면서 “수익성 개선을 위한 사업 재편도 쉽지 않다. 신차 출시나 공장별 물량 배정도 노조의 허락을 맡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노조의 발목잡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결국 국내 자동차 산업의 생존권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이익에만 혈안 돼 있는 노조에 발목…자동차·조선 산업 위기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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