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집권 2년차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 리얼미터 집계 기준 취임 후 처음으로 50%선이 붕괴됐다. 핵심 지지층 주변의 약한 지지층들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한 결과여서 향후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29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올해 11월 4주차 주중집계(tbs 의뢰, 11월 26~28일 조사기간, 전국 성인남녀 1508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 리얼미터·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지난주에 비해 3.2%포인트 하락한 48.8%로 나타났다. 같은 기관의 정례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도가 40%대로 떨어진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또한 부정평가는 3.3%포인트 오른 45.8%로 나타나며 긍정평가와 부정평가의 격차가 오차범위 이내로 좁혀졌다.
이 같은 변화는 문 대통령을 약하게 지지했던 지지층의 이반이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근혜 정부에서도 민주당으로 기울어져 있던 중도층에서 처음으로 부정평가(50.0%)가 긍정평가(46.5%)를 앞섰다. 가정주부도 이번 집계에서 처음으로 부정평가 우세(긍정평가 40.3%, 부정평가 54.2%)로 돌아섰다.
평양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9월 4주차 주간집계와 비교했을 때, 지속적으로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50대도 부정평가 우세로 돌아선 모양새다. 자영업자와 주부, 노동직 등의 부정평가도 상대적으로 크게 올랐다. 보수성향의 유권자가 많은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에서의 지지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핵심 지지층의 지지율 하락도 영향을 미쳤다. 호남과 수도권, 40대 이하, 진보층, 사무직과 학생에서는 여전히 지지율 50%를 넘지만 상대적으로 큰 폭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는 고용·투자 등 경제적 어려움, 교착상태를 거듭하는 북미 비핵화 협상에 대한 피로감 등이 꼽힌다. 이와 함께 정치권에서 불거진 '이재명 논란'에 따른 지지층 내부 분열과 이에 대한 보수결집 등 지지층 이완이 새로운 요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문 대통령의 집권 2년차 국정지지율은 역대 대통령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 김영삼 대통령부터 박근혜 대통령까지 집권 2년차 3분기 지지율을 보면 김대중(46%), 김영삼(44%), 박근혜(44%), 이명박(36%), 노무현(36%) 등이다. 다만 부정평가가 40%대에 접어들며 고착화됐다는 점은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