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TV=영상 강미화PD]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우진)는 31일 건설업자 한모(50)씨한테서 불법 정치자금 9억여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한명숙(67) 전 총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직접적인 증거는 한씨의 검찰 진술 뿐인데, 이는 객관적 사실과 맞지 않을 뿐더러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하는 등 일관성이 없다"며 "한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그외 9억원 환전내역 및 금융자료, 휴대전화 통화내역 등의 자료 등도 유죄로 인정할 증거로는 부족하고, 두 사람이 거액의 정치자금을 주고받을 만한 친분이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 전 총리는 2007년 3월 "대통령 후보 경선비용을 지원하겠다"는 한씨의 제의를 받고 3차례에 걸쳐 미화 32만7500달러와 한화 4억8000만원, 1억원권 자기앞수표 1장 등을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반면 재판부는 한씨로부터 금품과 신용카드 등을 제공받아 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한 전 총리의 최측근 김모(51·여)씨에 대해서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9453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한씨한테서 금품을 받고 회사 법인카드 등을 사용한 점 등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다만 "동종 전과가 없고 얼마 전 수술을 받아 요양이 필요한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2007년 2∼11월 한씨한테서 지역구 사무실 운영 비용과 대통령후보 경선비용 등의 명목으로 9500만원을 받고, 버스와 승용차, 신용카드 등도 무상으로 제공받아 사용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이에 대해 "항소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한 전 총리는 선고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판결은 정치 검찰에 대한 유죄선고"라며 "검찰을 개혁,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