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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2018년 한 해 한국 경제는 고용절벽과 소득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기업·소비자 등 경제 주체들의 활력마저 사라지는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모순에 더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특히 최저임금을 16.4%(6470원→7530원) 올린 것이 임계점을 넘기는 방아쇠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 많다.올해 고용지표는 금융위기 이후 역대 최악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취업자 수 증가폭은 1월 33만4000명을 기록한 뒤 3개월 연속 10만 명대에 머물더니 5월에는 10만 명 선이 무너져 7만2000명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돼 7월 5000명, 8월 3000명이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이후 다소 나아지기는 했지만 정부가 급조한 단기 일자리에 기댄 효과에 불과했다. 취업자 수 증가폭만이 아니다. 경제활동인구 대비 실업자 비율을 뜻하는 실업률도 5월 기준 18년 만에, 9월과 10월 기준으로는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최저임금 인상은 또 당초 기대한 소득분배 개선과는 정반대의 효과를 낳았다. 소득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소득 5분위배율(상위 20%의 평균소득을 하위 20%의 평균소득으로 나눈 값)은 1분기 5.95%를 기록하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2분기(5.23%)와 3분기(5.52%)도 금융위기 이후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경제 심리를 나타내는 각종 지표도 올해 들어 내리막길이다. 대표적인 경제심리지표인 소비자심리지수(CSI)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108에서 올해 11월 96.0까지 내려갔다. 기업인들의 경영 전망 인식을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제조업 부문은 같은 기간 82에서 73으로, 비제조업 부문은 79에서 73으로 떨어졌다.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을 부인하던 정부는 이달 경제부총리가 바뀌면서 비판을 수용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취임사에서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 등 일부 정책이 시장에서 우려로 나타나면서 경제심리가 더 떨어졌다”며 “고용·분배 등 국민이 체감하는 지표가 어려운 만큼 우리 경제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17일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밝히면서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과 같은 새로운 경제정책은 경제·사회의 수용성과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조화롭게 고려해 국민의 공감 속에서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필요한 경우 보완조치도 함께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