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총선 두고 정당별 본격 수싸움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지난 연말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른 ‘데드크로스’를 맞이하며 각 정당도 본격적인 수 싸움에 들어간 모습이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당지지율과도 밀접한 만큼 차기 총선을 앞두고 자당에 유리한 선거지형을 만들기 위한 여야의 고민이 깊어졌다.여야5당은 내년 1월 선거제 개편안을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지만 셈법은 아직 제각각이다. 이번에 선거제를 어떤 방식으로 바꾸느냐에 따라 2020년 총선의 승패여부가 결정 나기 때문이다.현재 우리나라 국회의원 선출 방식은 지역구에서 최다득표자가 당선(253석)되는 소선거구제와 정당득표율에 따라 배분(47석)되는 비례대표제가 병존한다. 우선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3당이 단식까지 강행하며 주장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율로 의석을 배분하는 제도로 다당제 구현이 가능하다. 총 의석수는 정당의 득표율로 정해지고, 지역구에서 당선된 의원 수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수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지역구 의원 당선자를 많이 못낸 소수 정당도 정당의 득표율에 따라 의석 확보가 가능해진다. 결국 비례대표석이 늘어나면 지금보다는 소수 정당의 형편이 나아진다.그러나 지역구 의석이 많은 거대정당의 경우 자신들에게 유리한 현행 선거제도를 개편하는 것이 달갑지는 않다. 야3당의 주장과 같이 비례대표 수가 현재 57석에서 2배 규모로 늘어나면 주로 소수 정당이 이익을 얻는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연동형 비례제와 그 전제조건처럼 여겨지는 의원정수 확대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국당은 그 대안으로 도농복합 선거구제를 꺼내들었다. 도농복합제는 현행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되 대도시는 중대선거구제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당 입장에서는 강세 지역이자 의석수도 많은 영남에서 현 상황을 유지할 수 있고, 수도권을 포함한 대도시 지역에서 2명 이상의 의원 선출이 가능해지면 그곳에서도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생긴다. 즉 제1야당 지위를 방어할 발판을 마련해 양당제를 유지하겠다는 복안이다.더불어민주당은 100% 연동형을 완화하는 안과 전국단위가 아닌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득표 등을 고려해보면 민주당은 지역구 당선자가 정당 득표율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100% 연동형을 실시할 경우 비례대표석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전국을 인구 비례에 따라 5~6개의 권역으로 나눠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원을 뽑는다. 각 권역의 정당 지지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나눠 갖는 방식으로 전국 조직이 탄탄한 거대 정당에 유리하다. 특히 최근 민주당이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지지율 약세를 보이는 점을 고려했을 때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오히려 해당 지역 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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