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석 기자] 삼성전자가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국세청이 휴대폰단말기 판매수수료 부분에 과세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세정가에선 국세청의 엇갈린 과세기준의 배경을 두고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이 삼성전자에 대한 세수확보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일부 과세대상 항목에 대해 매년 회계년도에 세금을 신고하고 납부한 후, 세액공제를 통해 받아야할 금액을 받지 않고 유보시킨 금액과 세무조사 추징액을 시쳇말로 ‘퉁’ 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지난 7월부터 12월 말까지 삼성전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국세청은 삼성전자의 이동통신사와의 매출에누리, 장려금, 매출수수료의 정당성과 적정성 여부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매출에누리는 물품의 판매에 있어서 그 거래 조건에 따라 매출가액에서 일정액을 직접 공제하는 금액과 매출한 상품 또는 제품에 대한 감량‧파손 등에 의해 매출가액에서 직접 공제하는 금액을 말한다.
현재 휴대폰은 제조업체가 휴대폰단말기 유통업체와 단말기공급 계약을 맺으면 유통업체는 해당 대리점에 단말기를 공급하고 대리점이 공급받은 단말기를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구조로 돼있다. <그림 참조>
이 과정에서 국세청은 삼성전자가 이동통신사를 거쳐 판매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을 포착해 대리점에 지급하는 판매수수료 부분에선 정상적인 거래관계로 볼 수 없다며 과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렸다. 정상적인 판매수수료 부분이 아닌 가공거래라는 판단이다.
즉 삼성전자가 대리점에 직접 판매수수료를 지급하면 문제가 없지만 특이하게도 삼성전자는 중간에 이동통신사를 거쳐 판매수수료를 지급하는 것에 대해 납득을 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반면 LG전자와 팬택은 이동통신사들과 단말기공급계약만 맺은 후 판매수수료는 각 대리점에 직적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의 과세 방침이 정해질 경우 삼성전자는 매입세금계산서 공제 부인으로 수 백억원의 세금을 부내야 할 것으로 통신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통신업계는 매년 휴대폰 판매수수료 규모가 수천억원대에 달해 국세청이 납득할 수 없는 수수료 지급방법에 대해 이동통신사와의 거래를 가공거래로 보고 삼성전자의 매입세금계산서를 공제대상으로 인정하지 않을 경우 적지않은 세금이 부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이같은 판매방침은 업계의 관행인 만큼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지난 2007년 국세청의 중부지방국세청이 삼성전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착수했을 당시에는 이 부분이 전혀 문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지난 2007년에 문제되지 않는다고 했던 것이 4년 뒤에 세금을 과세하겠다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이 없는 것”이라며 “업계의 관행을 인정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유예기간이라도 줘야 한다”고 항변했다.
반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관계자는 “개별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이야기 할 수 없다”며 조사대상이 삼성전자인 만큼 내심 조심스런 입장이다.
한편 국세청은 삼성전자의 세무조사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회계장부 등의 자료 제출에 협조적이지 않자 지난 10월 SK텔레콤, LG U+, KT 등 3사를 상대로 핸드폰단말기 판매수수료 부분에 관련 기획조사를 추가로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