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상규 법사위원장 "文대통령 재임중 수사 필요" / 나경원 "文대통령, 어디까지 알았는지 답해야"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지난 대선 당시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댓글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김경수 경남지사가 법정구속되자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다만 나경원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이번 판결에 대해 설명부터 해야한다며 일단 선을 그은 상태다. 그러나 김성태 전 원내대표의 단식을 통해 '드루킹 특검'을 관철시켰던 한국당이 설날 연휴동안 대정부여당 공세에 나선 다음 문 대통령에 대한 특검카드를 꺼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31일 한국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여상규 의원은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긴급 의원총회에서 전날 법원의 판단과 관련해 "김 지사가 문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대선에서 그런 댓글 조작 사건에 관여한 것"이라며 "언론 보도를 보고 분석해보니 문 대통령에게도 (댓글 조작이) 보고됐을 개연성이 굉장히 크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도 댓글조작을 인지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여 의원은 이어 "수사의 단서는 확보된 셈"이라며 "문제는 (현직에 있는) 문 대통령을 재임 중 수사할 수 있느냐인데 소추는 못해도 수사는 할 수 있다는 학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수사의 방향은 대통령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특검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규정하고 있지만, 대통령을 수사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이 없다. 이와 관련해 법학계에서는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에 재직 중 수사도 포함되느냐를 놓고 의견이 나뉘어져 있다. 전날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표도 이날 성명서를 통해 댓글 조작 추가 수사를 위한 특검 추진을 요구했다. 그는 "대선 당시 당 대표로서 드루킹 특검을 통과시켰지만, 허익범 특검은 드루킹 일당과 김 지사만을 기소했고 그 윗선인 대선 캠프, 대선 후보에 대한 수사는 해내지 못했다"며 "지난 특검이 해내지 못한 것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다만 문 대통령의 특검을 요구하는 당내 목소리에 나 원내대표는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좀 더 논의 해보겠다"고 선을 그었다. 대신 그는 "이 부분에 대해 문 대통령이 김 지사로부터 보고를 받았는지 여부와 어디까지 알고계셨는지 답해주는게 마땅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촉구하기 전에 문 대통령의 설명부터 듣겠다는 의미다.또 한국당은 이번 법원의 판결을 고리로 공세를 확대, 한국당이 특검을 요구해 왔던 김태우 전 특별감찰반원과 손혜원 의원에 대한 특검도 재차 압박했다. 한국당은 그동안 청와대 민간 불법사찰 의혹을 제기한 김 전 감찰관과 민주당 소속이었다가 최근 탈당한 무소속 손 의원의 목포 구도심 투기 의혹에 대한 특검을 요구해 왔지만 민주당이 동의하지 않아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나 원내대표는 "최근 검찰마저 무혐의 처리를 한 것이 특검에 가서 진실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다"며 "김 전 특별감원과 손 의원에 대해서도 특검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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