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동덕아트갤러리가 2월 27일부터 3월 11일까지 한국화 작가 김식의 ‘무언의 여백 UNSPOKEN BLANK’ 전을 개최한다.김식 작가는 “인간과 자연의 매개체를 언어라고 보면 그것은 존재와 의미 사이 관계를 이미지로 표현해내는 것”이라며 “언어 중심의 시선으로 바라본 자연이 언어의 의미론적 중력을 벗어나면 보다 아름답고 경이롭게 느껴질 것”이라고 말한다.또한 김 작가는 "동이 틀 무렵 다가오는 숲의 이미지를 시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라며 “이번 전시가 평소 인식하지 못하는 자연에 고마움과 그 아름다움을 전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노장사상에서는 ‘보이지 않는 힘의 세계를 하나의 이름으로 묶고 규정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라고 여긴다. 노·장자는 ‘보이지 않는 힘의 세계’를 ‘도(道)’라 쓰면서 이들을 다시 지우기 위해 또다시 글을 썼는데 이러한 과정은 이들에게 언어의 한계를 넘어서는 일이었다.노자는 이를 희언(希言), 장자는 치언(卮言)으로 표현한다. 희언과 치언은 지나치게 논리적인 언어의 체계를 무력화해 개방시켜주는 수준 높은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노장사상의 침묵은 ‘언어의 포기’가 아니라 희언과 치언이라는 수준 높은 말 ‘무언의 여백’을 기록하는 글쓰기로 설명된다.작가에게 있어 무언의 여백이란 말할 수 없는 것이 언어 안에 남아 형성하게 되는 파토스의 흔적과도 같다.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작가가 전하는 무언의 여백에 대한 공적(空寂) 감성을 발견할 수 있다. ‘무언의 여백 UNSPOKEN BLANK’ 전은 동덕아트갤러리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