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양회 개막에 미중 무역협상까지 겹쳐 베이징 만남 어려워/5일 새벽께 김정은 특별열차 북중 국경 넘을 듯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2차 북미정상회담과 베트남 방문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지 않고 곧바로 평양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북중 접경지역인 단둥이 일찌감치 통제되고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가 열리는 등 대외적인 상황을 감안하면 시 주석과의 만남은 이후로 미뤄질 것이란 관측이다.3일 일본 아사히tv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는 지난 2일 오후 12시38분(현지시간) 베트남 동당역을 출발해 이날 중국 내륙 철길을 따라 북상중이다. 전용열차는 전날 광시장족자치구 핑샹과 난닝을 지나친 뒤 이날 오전 9시께(현지시간) 후난성 창사를 통과했다. 중국 경제발전의 상징인 광저우 인근을 시찰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베트남으로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광저우를 거치지 않는 최단거리 루트를 택한 것이다. 베트남 경제시찰 일정마저 생략했던 만큼 예상된 결과였다. 김 위원장은 예상과 달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담판이 결렬되면서 정신적 충격이 큰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김 위원장은 베이징 역시 거치지 않고 바로 평양으로 직행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인 단둥은 일찌감치 통제에 들어갔다. 중국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중조우의교가 내다보이는 중롄호텔은 이날부터 5일까지 예약이 불가하다. 또 중국 당국은 최근 공사중단통지문을 통해 스자좡, 톈진, 산해관으로 이어지는 철로에 대해 지난 2일부터 4일 오후 1시까지 모든 주변 공사를 중단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노선은 김 위원장이 북한에서 베트남을 향할 때 이동했던 중국 철도노선과 일치한다. 이 노선을 따라가면 베이징은 거치지 않게 된다. 귀국길에도 전체 3800km의 철길을 현재 속도와 노선을 이용한다면 4일 저녁 혹은 5일 새벽 단둥을 통과해 압록강을 건널 것으로 보인다.당초 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종료 후 귀국길에 베이징을 들러 시 주석을 만날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회담 결렬에 따른 향후 전략을 논의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의 사정이 여의치 않아 결국 불발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이날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공식 개막했다. 중국이 향후 나아갈 방향을 정하고 국내문제를 논의할 중요한 시기인 만큼 시 주석 등 지도부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대외적인 논의는 미룰 전망이다. 시 주석은 또 무역협상이 임박해 있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도 봐야 하는 상황이다. 미중 양국은 현재 무역협상 타결이 임박한 상황이다. 하노이에서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모든 관세를 즉시 철폐할 것을 중국에 요청했다”며 “나는 (3월 1일 예정됐던) 중국의 관세를 25%로 인상하지 않았다”고 했다.김 위원장의 입장에서도 충격적인 회담 결과를 되짚어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평양을 오랜 시간 동안 비운 김 위원장은 북한으로 돌아가 향후 북미협상과 관련한 대응방안을 논의한 뒤 우선 상황을 지켜볼 것이란 관측이 많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