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심리 위축·주택 거래량 감소·관망세 확산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에도 집값 상승 열기가 뜨거웠던 광주와 대구 주택시장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작년 급등한 시세에 대한 피로감이 높은데다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세금 부담까지 이어지면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심리가 확산하고 있는만큼 전문가들도 당분간 이들 지역이 조정국면에 들어갔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월 셋째주 광주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떨어졌다. 전주 하락세로 돌아선데 이어 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아파트 전셋값도 0.02% 떨어지며 3주 연속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광주는 작년만 하더라도 활황세가 이어졌던 지역이다. 이를 반영해 광주 표준지 공시지가 상승률도 10.71%로, 서울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또 표준단독주택과 공동주택 공시가격도 각각 8.71%, 9.77% 오르며 시·도 상승률에서 3위와 2위를 각각 기록했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 주춤하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남구 봉선동 ‘봉선제일풍경채엘리트파크’는 전용면적 84.96㎡은 작년 1월 4억3000만원에 거래됐고, 같은 해 9월 8억5000만원까지 급등했다. 하지만 올해 1월에는 7억6000만~8억5000만원, 지난달엔 8억원에 거래됐다. 인근 공인중개소 등에 따르면 시세는 7억원 중반대에 형성돼 있고 7억원의 급매물도 나와있다.
남구 봉선동 ‘한국아델리움 3차’도 호가가 조정되는 모습이다. 이 단지 전용 84.97㎡은 작년 1월 5억7000만~5억9200만원에서 가파르게 오르며 그해 11월 11억1000만원까지 급등했다 이후 거래가 뚝 끊겼다. 현재 호가는 8억원 초중반대에 형성돼 있다.
매수심리도 위축돼 있다.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 매수우위지수는 31.8에 그쳐, 2월 기준으로는 2009년(29.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100을 넘으면 집을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고 100보다 낮을수록 매도자가 많다는 의미이다.
실제 거래 활기도 떨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광주 주택 매매거래량은 2066건으로 전월 2276건 대비 9.2%, 전년 동월 2436건 대비 15.2% 감소했다. 5년평균 대비로는 22.3%나 줄어들었다.
대구도 시들한 모습을 보이긴 마찬가지이다. 3월 셋째주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하락하며 2주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12월 31일 79주만에 하락세를 보인 이후 하락과 보합을 오가다 다시 내림세를 기록한 것이다.
주택 매매거래량도 줄어들면서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 지난달 대구 주택거래량은 2395건으로 전달 2902건 대비 17.5% 줄어들고 전년 동월 3444건 대비 30.5% 급감했다. 5년평균과 비교해서도 25.9%나 감소해 거래량 하락세가 완연한 모습이다. 지난달 매수우위심리도 33.4에 그쳤다.
이같은 영향으로 작년 기세등등했던 대구 아파트값은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수성구 범어동 ‘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 129.02㎡아파트는 작년 1월 11억7000만~12억원에 팔린 이후 그해 9월 14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올해 1월 15억1000만원까지 뛴 이후 거래는 전무한 상황이다. 현재 관망세가 강해지면서 14억5000만원에도 매물이 나와있다.
수성구 두산동 ‘대우트럼프월드수성’ 전용 141.73㎡은 작년 1월 7억2500만~7억7000만원에 매매됐다 작년 10월 9억9500만원까지 뛰었지만 지난 1월 7억9000만원으로 다시 주저앉았다.
김동환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장은 “광주·대구 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 전반이 규제와 세금문제, 경기 불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짧게는 올 상반기, 길게는 올 하반기까지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광주·대구 지역은 공시가격 인상률이 높았고 작년 급등한 집값에 대한 피로감도 상당해 관망세가 심화되고 있어 당분간 하락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