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정부가 올 연말까지 1800여개에 달하는 행정규칙 상의 규제에 대해 존치 필요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해당 행정규칙이 자동 철폐된다. 정부 각 부처에서 운영하고 있는 행정규칙(1만6000여개) 중 규제사항을 포함해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끼치면서도 견제되지 않았던 행정규칙 1800여개가 일제히 재정비 되는 것은 사상 유래없는 일이다.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고 "정부는 규제 폐지 필요성을 입증하는 주체를 기업에서 정부로 바꾸는 규제 정부입증책임제도를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며 "앞으로 정부 부처가 규제의 존치 필요성을 입증해야 하고, 입증하지 못하면 해당 규제를 폐지하거나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정부는 그동안 △신설·강화규제 심사 △일몰규제 심사 △신산업 분야 기존규제 개선 등에 이러한 네거티브 방식을 도입했으나, 이제는 모든 정부 부처 및 행정규칙에도 확대 적용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규제개혁을 총괄하는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전 부처의 규제법무담당관 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추진방안을 마련하고, 부처별 추진계획을 수립하는 등 행정규칙 정비를 추진해왔다. 이날 국무조정실은 규제입증책임 전환에 박차를 가해 1단계로 5월말까지 각 부처별로 민원이 많은 분야의 480여개 행정규칙을 정비하고, 2단계로 나머지 1300여개 행정규칙을 정비해 연말까지 총 1780여개의 규칙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기재부는 기업활동 및 국민 실생활과 관련성이 높은 △외국환 거래 △국가계약 △조달 분야의 행정규칙에 대해 정부 입증책임제를 시범실시한 결과, 272건의 규제 중 30.5%인 83건을 전격 폐지ㆍ개선하는 성과를 냈다고 보고했다.홍 부총리는 "기재부의 시범실시 결과 규제입증책임 전환만으로도 상당한 규제혁파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 규제입증책임제를 전 부처로 신속히 확산시키고 정비 실적을 주기적으로 점검함으로써 조기 정착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