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 화학업체들이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와 짬짜미해 미세먼지 원인물질 수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LG화학과 한화케미칼 등도 포함됐다.17일 환경부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광주·전남 지역의 대기오염 물질 측정대행업체들을 조사한 결과, 미세먼지 원인물질인 황산화물 등의 배출량을 조작한 4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들 4개 대행업체는 지구환경공사, 정우엔텍연구소, 동부그린환경, 에어릭스 등이다.환경부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지난 2015년부터 약 4년간 사업장 235곳의 대기오염물질 측정을 의뢰받고 총 1만3000여 건의 측정기록을 조작하거나 허위 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측정값을 축소하거나(4253건) 실제로 측정하지도 않고(8843건)도 허위성적서를 발행했다.특히 LG화학 여수화치공장을 비롯해 한화케미탈 여수1~3공장, 에스엔엔씨, 대한시멘트, 광양태인공장, 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곳은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대기오염물질 배출 농도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환경부는 "측정값을 축소한 4253건의 경우 실제 대기오염물질 배출 농도의 33.6% 수준으로 낮춘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LG화학이 염화비닐에서 황산화물 배출 기준치를 173배 이상 초과했는데도 이상이 없다고 조작한 사례도 적발됐다. 기준치를 초과하면 내야 하는 기본부과금을 면제받기 위해서다.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5일 측정대행업체 4곳과 배출 농도를 조작한 배출업체 6곳을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나머지 31개 배출업체에 대해선 추가 수사를 거쳐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광주·전남 지역의 적발 사례는 빙산의 일각일 것으로 본다"며 "올해 2월부터 실시 중인 감사원의 '대기 분야 측정대행업체 관리실태' 감사 결과와 전국 일제 점검 등을 통해 불법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종합개선방안을 다음 달까지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