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감흥을 한지 오브제로 표현한 설치작업 선보여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이동재 작가의 개인전 <꽃잎이 흩어지기 전에>가 서울 마포구 연남동 라흰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쌀, 크리스털, 글자 등을 붙이는 픽셀아트 작업으로 잘 알려진 이동재 작가의 작품 30여점을 4월 18일 부터 5월 18일 까지 선보인다. 이 작가는 먼저 봄을 만끽할 수 있는 설치작업을 통해 공간을 펼치고, 텍스트 작업과 크리스털 초상작업을 배치함으로써 봄의 정취를 살려낸다. 한지 오브제 작업으로 한쪽 벽면을 장식한 설치작품은 소재감이 주는 전통의 느낌을 정갈하고 세련되게 구현했다. ‘봄’이라는 글자가 주는 따스함에 더해 작가가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에 주목하게 한다. 텍스트를 모티브로 질감 있는 화면 구성을 시도한 ‘텍스트, 텍스처드’(text, textured) 시리즈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캔버스 위에 도드라진 알파벳 글자들은 조선시대 선비들의 필수 덕목이기도 했던 ‘시서화’(詩書畵)를 비롯해 ‘기예’(技藝), 절개와 지조를 상징하는 ‘매란국죽송’(梅蘭菊竹松)을 이야기한다. 조선시대의 사대부 문인들은 ‘문자향(ps文字香)’이라 하여 글을 통해 수양을 하고 멋과 풍류를 즐겼다. 작가는 전통의 가치와 문자를 화면에 차용해 현대적인 어법으로 새로운 미학적 가능성을 제시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인물들도 만날 수 있다. 크리스털로 재현한 데이비드 보위, 마이클 잭슨, 커트 코베인, 오드리 헵번, 그레이스 켈리, 김연아 등 스타들의 초상 시리즈 ‘아이콘’(icon)과 함께 그 인물과 관련 있는 노랫말을 크리스털로 되살린 작업을 선보인다.작품은 반짝이는 재료와 그것이 만들어내는 이미지, 텍스트와 이미지 사이의 관계를 통해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봄의 한가운데서 열리는 이번 전시를 위해 갤러리는 관람객들에게 꽃차를 제공한다. 연남동 꽃길이 내려다보이는 전시장에서 차를 마시며 계절의 향연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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