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좋은 품질·합리적 가격’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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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좋은 품질·합리적 가격’ 실종
  • 변주리 기자
  • 승인 2012.01.17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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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 렌탈, 마트슈랑스 영업 방식 논란

[매일일보 변주리 기자] 이마트 피자부터 반값 TV, 마트슈랑스, 가전제품 렌탈 사업 등 유통업계 선두주자로 다양한 영업 전략을 선보인 이마트의 행보에 차질이 빚어졌다.

최근 이마트가 야심차게 시작한 ‘가전제품 렌탈’ 사업에 고금리 이자 사업이라는 오명을 쓴데다, 지난해 뛰어든 ‘마트슈랑스’ 사업은 이마트와 계약한 보험 대리점이 불법영업을 한 사실까지 드러났다.

고물가 시대와 과도한 영업활동을 규제하려는 사회적 움직임 등 유통업계에 불어 닥친 잇단 악재를 돌파하기 위한 전략이라지만, ‘좋은 품질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는 이마트의 영업 방침마저 망각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렌탈 취소하면 위약금이 39만1200원

지난 6일 이마트가 대형마트 업계 최초로 ‘가전제품 렌탈’ 사업을 시작한 가운데, 전자 및 유통업계의 지각이 변동할 것이라는 전망이 수그러들고 있다.

이마트측은 “판매 가격이 높아 소비자의 부담을 낮춰주고자 렌탈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서비스의 자세한 내용을 따져보면 소비자에게 불합리한 측면이 많아 각종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의 렌탈 서비스는 이마트가 국내 렌탈 업체인 KT렌탈에 냉장고•TV•김치냉장고 등의 제품을 판매한 후 이 제품을 다시 고객에게 대여해 주는 방식으로, 소비자가 약정기간(3년 또는 4년) 동안 매월 분할해 납부하면 소유권이 소비자에게 이전된다.

하지만 총 납부 금액이 제품의 기존 가격보다 더 높은 데다(3년일 경우 기존 가격 대비 135%, 4년 150%), 1년의 의무 기간 후 렌탈을 취소하고 싶을 경우 남은 납부 금액의 절반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부담이 훨씬 커진다.

예를 들어 매장 판매가격 87만원짜리 드럼세탁기를 3년 약정으로 대여할 경우 소비자는 매월 3만2600원씩 총 117만3600원을 납부해야 한다. 또 1년의 의무 기간 후 렌탈을 취소하면 39만1200원을 위약금으로 물게 돼 모두 78만2400원을 부담하게 된다.

이와 관련 트위터 및 각종 포털사이트 게시판에는 “이마트 렌탈 사업은 연리 12%. 그냥 ‘이마트 캐피탈’이라고 해라” “제품 팔아 이득보고 서민들한테 월수 찍어 이자 받아 돈 벌고. 대기업이라면 최소한 이러지는 말아야 한다”는 비판의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보험업법 위반한 사실 발각되면서 경고


지난해 말 이마트가 새롭게 진출한 ‘마트슈랑스’도 무리한 사업 방식으로 판매 중단 위기에 놓이게 됐다.
이마트와 계약을 맺고 보험 상품을 판매하던 한 보험사가 고가의 경품을 제공하는 등 불법영업을 하다 관계당국에 적발된 것이다.

마트(Mart)와 보험(Insurance)의 합성어인 마트슈랑스는 보험사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 창구를 개설해 고객을 유치하는 보험 판매방식으로, 이마트는 지난해 말부터 수도권 9개 매장에 금융센터를 설치하고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 8일 A 업체가 이마트 월계점 금융센터에서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등 고가의 사은품을 주겠다는 안내문을 돌린다는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A 업체는 이마트 월계점과 제1계약을 맺은 B 업체와의 재계약을 통해 주말 영업을 하기로 계약한 후, 8일부터 영업을 시작하려 했으나 보험업법을 위반한 사실이 발각되면서 경고를 받게 됐다.

현행 보험업법상 1년치 보험료의 10%나 3만원 중 적은 금액을 초과한 금품 제공은 ‘특별 이익’으로 간주해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두고 일각에서는 “충분히 예고된 상황”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마트라는 유통 채널의 특성상 보험료가 저렴한 상품 위주로 판매를 하다 보니 최대한 상품을 많이 팔아 이익을 남겨야 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고가의 경품 제공은 최고의 ‘미끼’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이마트보다 앞서 마트슈랑스 사업에 진출한 홈플러스 등 다른 유통업체와 달리 이마트가 직영대리점 체제를 택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전문판매인력 부족, 실적 부진, 높은 해약률, 손해율 악화 등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마트슈랑스의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직영대리점 체제를 택하면서 지나친 판매 실적을 강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편 금감원 관계자는 나머지 이마트가 금융센터를 운영 중인 나머지 8개 매장에 대한 조사와 관련 “말해 줄 수 없다”면서도 “현재 조사 중에 있으며 위법행위가 있다면 검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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