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회견은 경찰들이 전국농민회총연합(약칭 전농) 회원들을 막아서는 등 격렬한 몸싸움이 일어 다소 지연돼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욕설과 몸싸움이 난무했던 기자회견과정에 농민단체 회원 1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가까스로 풀려나기도 했다.
기자회견에서 전농은 “농협중앙회와 비료업계를 향해 부당이익금을 전액 보상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농민을 위한 농협중앙회가 비료 값을 담합했단 사실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비료담합에 따른 집단 소송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농은 또한 기자회견문에서 "지난해 1월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비료업체 13개가 비료입찰에서 부정하게 담합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농협중앙회도 이 담합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므로 부정하게 취득한 이득을 농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농은 이어 "비료가격담합을 주도한 남해화학은 농협중앙회의 자회사"라며 "농민을 지원해줘야 할 농협중앙회가 농민을 상대로 부당이득을 챙겨왔는데도 지금까지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남 순천에서 올라온 농민회 회원은 모두 발언에서 “농사 적자로 진 빚 때문에 구두도 사 신지 못한다”며 “농협중앙회가 자회사와 함께 짜고 농민 등골을 휘게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날 전농은 경찰들의 저지와 농협중앙회에 강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전농 측은 “농민들을 위한 농협이 손님맞이를 이런 식으로 해도 되느냐”며 “대한민국 경찰들은 영장 발부도 안됐는데 마구잡이로 사람을 연행해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지난 16년 동안 부당한 담합행위를 통해 1조 6천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것은 ‘날 강도’ 짓이나 다름없다”며 개탄했다.
자리에 참석한 통합진보당 윤금순 비례대표 후보는 “갈수록 농민이 가난해지는 데 농협이 있었다”며 농민을 위해야 할 농협이 농민의 고혈을 짰다며 농협법을 전면 재개정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월1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남해화학 등 13개 비료업체가 1995년부터 2010년까지 농협중앙회가 발주한 화학비료 입찰에서 물량과 투찰가격을 짜는 등 담합을 해 1조600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고 밝혔다.
이들에게는 828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한편 농협중앙회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을 감안해 이미 남해화학 대표이사와 상임감사가 사의를 표명했으며 비료구매제도 전반에 대해 재검토하고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농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면서 ‘농협중앙회 비료가격담합 규탄’등에 내용이 담긴 선전문을 농협중앙회 건물 여기저기에 부착했지만 이들이 철수 후 경위들은 재빨리 선전문을 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