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연맹 “세금의 소득재분배 기능 퇴조, 빈익빈 부익부 오히려 부추겼다”
[매일일보=권희진 기자] 한국의 국세 중 간접세 비중이 3년 만에 4.8%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의 소득재분배 기능이 퇴조하고 빈익빈 부익부를 오히려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연맹은 세목별로 집계한 간접세 수입은 2007년 75조9881억원에서 2010년에는 91조2797억원으로 3년 만에 20.1%나 증가한 반면, 직접세 수입은 같은 기간 81조2853억원에서 80조6200억원으로 0.8%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기간 중 교통에너지 환경세는 11조4635억원에서 13조9701억 원으로 21.9% 급증, 간접세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부가가치세(20.0% 증가)보다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으며 부가가치세는 2007년 40조9419억원에서 2010년 49조1212억원으로 증가했다.
간접세란 세금을 내는 사람과 이를 실제 부담하는 사람이 다른 세금으로 부가가치세와 개별소비세, 교통세, 주세, 증권거래세, 인지세, 관세 등이 해당한다. 직접세는 소득세와 법인세, 상속·증여세, 종합부동산세 등으로 구성된다.
납세자연맹은 2009년 전년대비 간접세 비중이 2.6%, 2010년 1.2%로 높게 증가한 것과 관련 유가인상에 따라 부가가치세와 관세수입이 많이 증가한 영향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유가인상에 따라 전반적인 물가수준도 크게 높아져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크게 악화된 반면 정부의 세금 수입과 필수 소비재 기업의 매출은 동시에 늘어났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김선택 회장은 “현 정부 들어 소득세는 감세하고 부족한 재원을 간접세 위주로 징수하고 있다”며 “이는 차상위 계층과 서민․중산층의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의미, 세금이 빈부격차 해소는커녕 부익부 빈익빈을 오히려 조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이어 “뛰는 인플레이션 가운데 정유사를 비롯한 필수 생필품 기업들의 가격과 매출이 늘면 국가는 더 가난한 자들로부터 더 많은 세금을 거두게 되는 것”이라며 “서민들은 소리도 없이 빈곤과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납세자연맹은 이번 간접세 비중 통계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부가세인 교육세와 농특세의 세부항목을 조사 통계에 반영했다.
교통세에 붙는 교육세는 간접세로, 금융보험업자 수입금액에 붙는 교육세는 직접세로 각각 분류해 반영한 것이다. 이로써 기존의 정부 발표 간접세 비율보다 약 1%가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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