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민간인 불법 사찰과 증거인멸에 연루된 핵심 인물 3명이 모두 구속기소됨으로써 이제 사건의 향배는 사법부의 손으로 넘어갔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 부장검사)은 2일 진경락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을 총리실 특수활동비를 빼돌린 혐의(업무상 횡령)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과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이 증거인멸 교사 및 공용물건손상 교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것에 이은 이번 구속기소로 사건의 핵심인물로 지목되어온 3인방이 모두 구속기소된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진경락 전 과장은 2008년 9월부터 2010년 6월까지 매월 공직윤리지원관실에 책정된 특수활동비 중 정책활동비 200만원과 수사지원경비 80만원 등 280만원씩 고용노사비서관실에 상납하는 방법으로 18차례에 걸쳐 5160만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진 전 과장은 또 이인규(56) 전 공직윤리지원관과 공모해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에 대한 불법 사찰을 지시하고 대표이사직 사임을 강요한 혐의, KB한마음(현 NS한마음)의 장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불법 행위를 저지른 혐의(방실수색·업무방해)도 받고 있다.

진 전 과장은 당시 지원관실 예산담당자로부터 특수활동비를 넘겨받아 이 전 비서관 등에게 건네는 등 임의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2008년 9월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는 글과 동영상을 게시한 김 전 대표에 대한 내사 진행상황과 조치계획 등을 이 전 지원관에게 수시로 보고했으며, 김충곤 전 지원관실 점검1팀장 등에게 김 전 대표의 사임과 회사지분 75％를 타인에게 양도하도록 협박할 것을 지시했다.

진 전 과장은 이와 함께 지원관실 직원을 통해 KB한마음 직원 조모씨에게 김 전 대표에 대한 조사와 자료를 요청하고, 회사업무 방해나 방실 수색 등 사찰 과정에서 불법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다만 진 전 과장은 불법 사찰 자료가 담긴 노트북컴퓨터를 모처에 숨긴 의혹과 불법 사찰을 지시한 청와대 '윗선', 사찰 보고와 관련된 비선(秘線)라인 등에 대해선 모르는 사실이라며 소극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9월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 기소된 진 전 과장은 같은해 11월 징역1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뒤 지난해 4월 항소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감형, 현재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이로써 진 전 과장은 사건에 연루된 인물 중 유일하게 증거인멸과 불법 사찰에 모두 연루돼 재판을 받게 된다.

한편 검찰은 전날 장진수(39) 전 지원관실 주무관과 진 전 과장을 대질조사했다. 진 전 과장은 장 전 주무관이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 내용과 증거자료 등에 대해 대부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