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전등화' 일동제약, 경영권 분쟁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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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전등화' 일동제약, 경영권 분쟁 또?
  • 이한듬 기자
  • 승인 2012.05.10 1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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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아 멈추어다오~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일동제약(회장 윤원영)이 또 다시 내홍에 휩싸였다. 일동제약의 개인주주 안희태씨가 최근 현 경영진들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며 지난 3월 있었던 주주총회 결의안 중 이사 선임안건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안씨는 지난 2009년과 2010년에도 두 차례에 걸쳐 회사와 대립각을 세우며 일동제약에 분란을 촉발시킨 인물이다. 당시 사측은 윤원영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과 우호지분의 힘으로 무사히 위기를 넘겼지만, 이번 안씨의 소송으로 불과 2년 만에 또 다시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키우게 됐다. 물론 일동제약 측은 이번 사건을 “주주 개인의 불만 제기”로 선을 그으며 경영권 분쟁으로의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일동제약의 최대주주이자 오너인 윤 회장 측의 보유 지분이 취약한 점을 지적하며, 이 같은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비슷한 일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 일동제약

개인주주 안희태씨, 주총 취소소송 제기…경영진과 마찰 벌써 세 번째

회사 최대주주이자 오너인 윤영원 회장 지분 취약해 경영권 분쟁 잦아

제약업계 10위(매출규모 기준)의 일동제약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과거 수차례 일동제약과 대립각을 세웠던 개인주주 안희태씨가 또 다시 회사와 충돌을 일으킨 것이다. 지난 2일 일동제약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상 주요사항보고서를 통해 안씨가 지난 3월16일 있었던 주주총회의 결의안 중 일부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일동제약, 개인주주와 또 분란

안씨가 결의 취소를 요구한 부분은 ‘사내이사 선임의 건 후보 이정치’, ‘사외이사 선임의 건 후보 최영길’, ‘감사 선임의 건 후보 이종식’ 등 3개 안이다. 이중 업계에서는 이정치 회장에 대한 이사 선임 취소 요구 부분을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967년 일동제약에 연구원으로 입사해 생산본부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역임한 이후 2003년부터 대표이사직을 맡아 회사를 이끌어온 일동제약의 주역이다. 이 같은 이 회장에 대한 이사 선임 반대는 결국 회사의 현 경영진에 대한 불신을 나타낸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안씨가 일동제약의 경영진들에 대해 불신을 드러낸 것은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안씨는 지난 2009년 4월 일동제약 경영권 참여를 선언하고 그해 6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경영진들과 극심한 갈등을 빚었다. 당시 표 대결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안씨가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으나, 이듬해인 2010년 또 다시 자신이 추천하는 인사를 비상근감사로 선임할 것을 요구해 충돌을 일으킨 바 있다.이후 2년 만에 안씨가 다시 현 경영진을 겨냥한 소송을 제기한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일동제약에 또 다시 경영권 분쟁이 촉발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단 일동제약은 법적인 절차에 따라 이번 소송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주주총회는 모두 적법한 절차에 의해 진행된 것이기 때문에 그 결과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안씨의 소장은 이미 받은 상태이고, 앞으로 실무부서에서 법적인 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답변했다.다만 이 관계자는 이번 소송을 경영권 분쟁과 구분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번 일은 회사의 개인주주 중 한 명이 주총결과에 대한 개인적인 이의를 제기한 것”이라며 “이를 경영권 분쟁으로 확대해석 하는 것은 너무 앞서나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전한 분쟁 가능성

하지만 업계의 시각은 다르다. 비단 안씨와 일동제약이 갈등을 빚어온 전적을 논외로 하더라도, 이 회사의 개인 최대주주이자 오너인 윤원영 회장 측이 가진 지분이 워낙 취약해 과거부터 경영권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일동제약의 각종 보고서에 따르면 윤 회장은 이 회사의 지분 6.42%를 보유하고 있으며, 일가친척들과 회사임원 등의 지분을 모두 합쳐도 28.06%에 불과하다.  
일동제약 윤원영 회장
이런 가운데 다른 개인주주나 경쟁사들이 보유한 일동제약의 지분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개인주주인 이호찬씨 세력이 가진 지분은 12.57%이며, 그간 분쟁의 주역이었던 안씨 세력이 가진 지분은 9.85%이다. 아울러 경쟁 제약업체인 녹십자와 환인제약이 가진 지분 역시 각각 8.28%, 6.68%이다.표면상으로 보면 이들 개개인이 일동제약 경영진을 상대로 대립각을 세울 경우, 윤 회장 측이 경영권을 방어하기엔 큰 무리가 없다. 그러나 이들이 의견을 모아 함께 연대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실제로 지난 3월 열린 주총에서 그간 회사에 우호적인 주주로 알려졌던 이호찬씨가 돌연 안씨와 함께 일부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바 있어, 두 사람이 힘을 규합해 경영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우려가 불거지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경쟁사인 녹십자는 당초 녹십자생명을 통해 일동제약의 지분을 보유해 오다가 지난해 현대차그룹에 녹십자생명을 매각하면서 지분이 없어졌는데, 올해 3월 돌연 녹십자생명이 보유하고 있던 일동제약의 지분을 다시 사들이면서 무수한 뒷말을 낳았다. 업계에서는 녹십자가 과거 삼천리제약 인수 등을 추진했던 점 등을 미뤄 일동제약에 대한 M&A를 목적으로 지분을 확보한 것 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따라서 윤 회장 측이 취약한 지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일동제약에 외풍에 의한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그러나 일동제약은 이 같은 전망이 지나친 기우라는 입장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물론 윤 회장 측의 지분이 미약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런 이유만으로 경쟁사와 다른 주주들이 규합해 일동제약의 경영권 참여를 요구하거나 적대적 M&A를 행할 가능성을 논하는 것은 지나치게 앞서나간 판단”이라고 말했다.이어 이 관계자는 윤 회장 등이 취약한 지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향후 보유지분을 늘릴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지분을 늘릴 것인지 아닌지는 주주가 판단할 일이기 때문에 회사가 공식적으로 답변할 내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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