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공기업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납품 비리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한수원 간부가 또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사실이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한수원은 최근 부산의 고리원전, 경북 경주의 월성원전, 전남의 영광원전을 포함해 전국의 지역 원전별로 부패를 청산하고 자정하겠다는 취지로 반부패 청렴을 결의한 지 체 이틀도 되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 더욱 체면이 말이 아니다.

울산지법에 따르면, 업자들로부터 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경찰이 신청한 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 간부 한모(55)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한씨를 구속수감했다고 23일 밝혔다.

울산지법은 "사안이 중대하고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면서 발부 이유를 밝혔다.

한씨는 올해 들어 석산개발업자들로부터 "한수원 소유의 경북 경주시 양남면 상계리 임야 2필지를 매각할 경우 수의계약으로 싸게 낙찰받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청탁을 받고 관련정보 등을 제공하고 사례금 명목으로 1천60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울산지법은 그러나 한수원 간부에게 청탁과 함께 돈을 준 뒤 청탁이 이뤄지지 않자 협박한 혐의(뇌물공여, 공갈)로 경찰이 신청한 석산개발업자 박모(61) 씨, 전모(60) 씨 등 2명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했다.

석산개발업자 2명은 한수원이 수의계약이 아닌 공개 경쟁입찰로 매각해 석산을 싸게 낙찰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한씨에게 전달한 금품과 향응 등의 사실을 수사기관에 제보하겠다고 협박해 5000만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한수원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통화에서 “(납품비리 검찰수사)현재 검찰 수사 과정 중에 발생한 일이라 이와 연결고리이지 않나 생각 된다”면서 “내부적으로도 청렴강화를 해 왔지만 이번 일의 경우 실무부서에서 벌어진 일로 운영상 취약한 부분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이런 일이 발생하니 걱정스럽고 난감하다”며 “(거듭된 비리사건에)현재 내부직원들을 상대로 5년 이내 비리 혐의가 있다면 자진 신고하는 기간을 열고있다”고 밝혔다.

접수 건이 있느냐는 질문에 관계자는 “감사 내부에서 접수를 받고 있어 확답을 드릴 순 없다”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