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펜’ 교원그룹, 오너 2세 회사에 일감몰아주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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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펜’ 교원그룹, 오너 2세 회사에 일감몰아주기 의혹
  • 권희진 기자
  • 승인 2012.06.22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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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승계 위한 사전 정지작업?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빨간펜 선생님’으로 유명한 교원그룹이 일감몰아주기 의혹에 휩싸였다. 최근 재계에서는 교원그룹이 장평순 회장의 아들 동하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에 그룹 물량을 몰아주고 이를 통해 경영권 승계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동하씨가 지분 70%를 보유한 이 회사는 지난해 기준 전체 매출액 대비 99%에 달하는 매출고를 그룹 내부거래를 통해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그룹, 장평순 회장의 장남 회사 ‘교원L&C’에 일감 몰아줘

오너 일가 편법승계 등 지적한 이정자 부회장 해임 두고 설왕설래

정부의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에 대기업들의 동조가 잇따르고 있다. 별도의 대중소 상생조직을 만들어 지속적인 지원을 펼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또한 오너 일가의 회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행태에 대해서도 내부 반성과 함께 공정 경쟁을 선언한 기업들도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사회적 분위기와 정·재계 기조에 귀를 막고 눈을 감아버린 일부 기업들도 있다.

학습지 시장 1위 기업인 교원그룹도 이 중 하나이다. 

교원L&C… 내부거래 비중 99% 

▲ 교원그룹 장평순 회장

장평순 회장이 이끄는 교원그룹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빨간펜 선생님’ ‘구몬 선생님’으로 유명하다. 1985년 국내 최초의 진도식 학습지를 선보이며 교육 시장에 뛰어든 교원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지금은 비데, 정수기 시장까지 영역을 넓혀 중견그룹으로의 변모를 갖췄다. 지난해에는 상조 시장에까지 진출했다. 이런 교원그룹이 최근 장 회장의 아들 동하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그룹 자회사 교원L&C(이하 L&C)에 일감을 몰아주고 이를 통한 경영권 승계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L&C는 정수기, 비데 등 생활용품의 제조판매를 목적으로 2002년 7월 설립됐다. 장 회장의 아들인 동하씨가 회사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L&G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L&C는 지난해 총 매출액 517억 가운데 515억원을, 2010년에는 총 매출액 582억원 중 579억을 내부 거래를 통해 올렸다. 재계에서는 여타 재벌기업들의 일감몰아주기 행태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재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재벌기업들도 전체 매출액 대비 내부거래 비중이 70~80%까지 이르는 등 일감몰아주기를 행태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최근 사회적 분위기를 의식해 내부거래량을 줄이고 신규물량 비중을 넓히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L&C의 경우에는 10년이 넘도록 99%에 달하는 내부거래에 의존할 정도면 애초부터 자립 의지는 없었던 것으로봐도 무방하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L&C가 설립된 2002년에 최대주주인 동하씨의 나이가 갓 20살이고, 지난해 그룹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고 있는 것을 종합 고려할 때 L&C는 경영권 승계의 발판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해 교원그룹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통화에서 “감사보고서에 난 내용이 그대로 일 뿐 밝힐 입장이 없다”고 일축했다.

30년 동업자, 해임 진짜 이유

그런데 최근 장 회장의 30년 동업자이자 창업공신인 이정자 전 부회장의 해임과 관련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해임 이유가 이 전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반발했기 때문이라는 것. 

이 전 부회장은 장 회장과는 1982년 웅진출판에서 만나 1985년 교원의 전신인 ‘중앙교육연구원’을 출범시킨 30년 지기이다. 이런 이 전 부 회장이 지난 4월23일 주주총회에서 전격 해임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장 회장이 본격적으로 경영권 승계에 나선 만큼, 그룹 경영의 한축을 맡고 있는 이 전 부회장을 배척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전해지는 바에 의하면 장 회장이 자신의 아들이 최대주주로 있는 교원L&C를 상장시키고 향후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계획했지만, 이 전 부회장이 번번이 테클을 걸고 나섰고, 이게 근본적인 해임 사유게 됐다라고 한다. 하지만 교원 측은 이 전 부회장이 그룹의 주요사업부문과 겹치는 사업을 준비하는 등 ‘해사(害社)행위’를 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전 부회장은 자신이 해사 행위를 했다는 교원 측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발해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이 전 부회장 측은 “지난해 갑작스럽게 해임통보를 받았고 1년간 정리할 시간을 갖는 동안 사업을 준비한 건 사실이지만 회사와 주요사업부문과 중복되지도 않았다”며 억울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서도 교원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통화에서 “해사행위가 맞고 현재 그 이상 새롭게 진전된 내용은 없다”며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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