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하이트진로그룹의 자회사 하이트진로음료(옛 석수와퓨리스)의 부당염매 행위로 고사 위기에 처했다고 주장한 충남 지역의 한 중소샘물업체 대표가 공정거래위원회 앞 도로를 대형 트레일러로 가로막고 시위를 벌여 일대 교통이 마비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졌다.

3일 서울 서초경찰서와 마메든샘물 김용태 대표 등에 따르면, 김 씨는 이날 오전 6시30분 경 서울 서초구 반포동 공정위 앞 10차선 도로를 25톤 대형트레일러로 점거한 채 확성기로 “공정위는 하이트진로의 부당염매행위 중단시켜라”는 구호를 외치다 차를 버려둔 채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이로 인해 아침 7시 45분까지 강남일대 출근길 교통이 마비됐고, 경찰은 견인차를 동원해 황급히 트레일러를 공정위 청사 안으로 옮겨 사태를 수습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경찰에 자진 출두해 조사를 받고 있다.김 대표가 이 같은 시위를 벌인 이유는 하이트진로음료가 통상가의 3분의1 수준으로 ‘석수’ 등의 제품을 판매해 마메든샘물의 유통망을 빼앗아 갔다는 판단에서다.이로 인해 김 대표는 마메든샘물이 고사위기에 처했다면서 지난 2009년 하이트진로음료를 ‘부당염매’ 행위로 공정위에 제소했다.그러나 공정위는 하이트진로음료의 행위가 ‘부당염매가 아닌 영업촉진 목적이었다’는 심사 결과를 보내왔고, 이에 반발한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재심을 신청, 현재 이 안건은 공정위 본청에서 심사 중에 있다.김 대표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공정위에 제소해봤지만 3년 동간 담당자가 3번이나 바뀌면서도 해결되는 게 없었고, 현재 본청에서 심사 중인 재심 결과도 언제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도로를 마비시킨 것에 대한 처벌을 받게 되더라도 하이트진로음료와 공정위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이번 시위를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이와 관련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이미 과거에 부당염매가 아니라고 결론이 났던 것을 김 대표가 계속해서 문제삼고 있는 것”이라며 “일단은 공정위 본청의 재심을 지켜보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