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수준 낮은 회사가 아니다”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2008년 노동부 ‘노사협력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JW중외제약그룹(대표이사 부회장 이경호·이하)이 최근 아이러니하게도 ‘노사분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가뜩이나 업계 경기 침체로 인하여 성장 정체성을 보이고 있는 중외제약으로서는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이를 지켜보는 업계에서조차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때 업계 ‘빅3’까지 올랐던 중외제약의 성장 정체성을 걱정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혹여 업계 전체로까지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하는 우려다.
노조결성에 발끈한 JW생명과학, 조합원 38명에 직장폐쇄 조치
항의 시위하는 노조 농성천막에 괴한 난입…노조 “사측이 배후”
최근 JW중외제약그룹 계열사인 JW생명과학의 노사갈등이 극단적인 폭력사태로 비화되고 있다.
사측이 고용한 용역들이 농성장에 난입해 칼부림 등의 난동을 부렸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물론 사측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노조는 이미 이번 폭력사태의 주범을 사측으로 지목, 경찰에 고발해 현재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노조 “용역 깡패 동원했다”
앞서 지난 달 19일 새벽 충남 당진공장에 위치한 JW생명과학 노조의 천막농성장에 괴한들이 난입해 천막이 훼손되는 사태가 발생했다.노조에 따르면 이날 난입한 10여명의 괴한들은 수면을 취하던 조합원들의 휴대폰을 빼앗았으며, 그도 모자라 칼을 휘두르는 등 섬뜩한 폭력을 휘둘렀다고 한다. 그런데 노조 측은 농성천막을 훼손시킨 괴한들의 정체가 사측에서 고용한 용역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괴한들의 침입을 전후로 발생했던 석연찮은 정황들 때문이다. 노조 측 관계자는 <시사사울>과의 통화에서 “괴한들이 침입했던 시간에 맞춰 공장주변과 천막농성장 주변을 비추던 가로등이 일제히 꺼졌고, 당시 괴한들이 타고 온 차량의 앞뒤 번호판을 테이프로 가리는 치밀함을 보였다”면서 사측이 농성천막 침입의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이번 사건을 관할경찰서에 신고했으며, 사측도 진위여부를 가리기 위해 CCTV를 경찰에 제공한 상태다. 노사의 갈등이 폭력사태를 둘러싼 진실공방으로까지 비화된 계기는 지난해 8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JW생명과학은 중외제약으로부터 분리된 회사로, 당시 중외제약에는 한국노총 산하 기존 노조가 있으나 JW생명과학에는 노조가 없던 상태라 직원들의 주도 하에 노조가 결성됐다.
사측 “일방적 주장 일 뿐”
반면, JW생명과학의 상위 회사인 JW중외제약 측은 이번 사태가 노조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며, 상당히 와전된 부분이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JW중외제약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노조가 먼저 경찰에 사건을 고발했다는 것은 오해”라면서 “사측에서 먼저 수사를 의뢰한 것이며, 생명과학에서 진위여부를 가리기 위해 CCTV를 경찰에 증거자료로 제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노조에 대해 법원에 ‘업무방해 중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인데 용역깡패를 동원하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우리는 그런 수준 낮은 회사가 아니다”며 잘라 말했다.
끝으로 이 관계자는 “제약업계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다. 다국적 제약사 들은 약가인하를 통해 지분 구조조정 및 임금 축소들을 하고 있지만 우리 회사는 그렇지 않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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