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박성수 회장과 돈 거래에 뒷말 이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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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박성수 회장과 돈 거래에 뒷말 이는 까닭
  • 이한듬 기자
  • 승인 2012.07.18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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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을 위해서라면”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이랜드와 그룹 오너간의 석연찮은 돈 거래 정황이 포착돼 뒷말이 일고 있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성수 회장은 지난 수년 간 그룹 지주회사로부터 무려 70여억원에 달하는 돈을 개인적으로 빌려 썼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아무런 담보 제공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박 회장이 돈을 빌린 목적이나 사용처, 상환계획 등의 구체적인 정보 또한 알려지지 않아 대기업의 경영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랜드 측은 이번 논란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며, 박 회장과의 거래에는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는 상황이다.

▲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
이랜드 지주회사 이랜드월드, 박성수 회장에 수년간 70여억원 빌려 줘
담보 및 상환계획 등 구체적 정보 없어 의혹 무성…이랜드 “문제없다”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이 회사로부터 돈을 빌려 쓴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그룹 지주회사인 이랜드로부터 지난 수년간 개인적으로 수십억원의 돈을 빌려 썼다. 그런데 대여 과정에서 석연찮은 정황이 속속 포착되며 뒷말이 일고 있다.

석연찮은 돈 거래

지난 5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이랜드월드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랜드월드가 올해 3월까지 특수관계자들에게 빌려준 총 564억2621만원 중 박 회장에게 빌려준 돈은 장기대여금 51억8000만원, 단기대여금 17억원 등 총 68억8000만원에 달한다.  반면 여태까지 미수된 이자는 총 24억1936만원인데, 이중 박 회장에게 빌려준 대여금에 대한 미수 이자는 12억4870만원으로, 전체 미수이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박 회장이 회사로부터 돈을 빌렸으나 다른 특수관계자들에 비해 이자를 제대로 지불하고 있지 않은 셈이다. 문제는 이 대여금 상환여부의 불확실성에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랜드월드는 지난해 말 채권투자자들에게 배포한 투자설명서를 통해 박 회장이 올 5월까지 배당을 받아 대여금 일부를 갚을 예정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이랜드월드의 계획과는 달리 올해 5월엔 배당이 없었다. 따라서 박 회장이 회사로부터 빌린 돈을 상환하지 못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더욱이 이랜드월드는 박 회장에게 아무런 담보도 없이 돈을 빌려줬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특히 대여금에 대한 이자나 상환계획 등 구체적인 정보도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오너에 대한 지나친 특혜가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상장사’면 만사 OK?

이랜드월드와 박 회장 간의 돈 거래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는 이유는 또 있다. 박 회장은 현재 그룹의 오너로서 ‘회장’이라는 직함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박 회장이 개인적으로 돈을 빌린 이랜드월드 대표이사는 여동생인 박성경 부회장과 민혜정 여성사업부 대표 두 사람이 맡고 있을 뿐, 박 회장의 이름은 경영진 명단은커녕 비상근 이사 명단에도 올라와 있지 않다. 다만 박 회장은 이랜드월드의 지분 40.95%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을 뿐이다. 경영전반에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실질적인 책임은 지지 않는 구조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현행법상 상장기업은 주주에게 자금을 빌려주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다. 회사자산을 임의로 빼돌리는 배임 등의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물론 이랜드월드는 현재 비상장법인이기 때문에 이 같은 법조항을 적용받지는 않는다. 따라서 엄밀히 따지면 이랜드월드가 박 회장에게 회삿돈을 빌려줬다고 해서 ‘불법’ 행위를 자행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하지만 박 회장은 돈을 빌리면서도 담보를 제공한 것이 없다는 의혹을 받는데다가, 구체적인 상환계획 등과 관련해서도 의혹을 사고 있다. 특히 돈을 빌린 목적과 사용처도 불분명해 의심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따라서 이 같은 문제는 법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윤리적인 측면에선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즉, 자산규모 6조원에 달하는 대기업의 경영자로서 취할 행동은 아니라는 게 일각의 시선이다.

이랜드 “사실과 다른 부분 많다”

그러나 이랜드 측은 사실과 다른 내용이 와전돼 오해가 생겼다며, 박 회장과의 거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한다.이랜드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박 회장에게 돈을 빌려준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그 외의 논란들은 전부 사실과 다르다”라고 부인했다.이 관계자는 “일각에서 아무런 대가나 담보도 없이 돈을 빌려줬다고들 이야기 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나”라며 “박 회장이 가진 주식을 담보로 적법하게 돈을 빌려줬고, 은행의 금리수준에 견줘 문제가 없는 선에서 이자도 책정했다”라고 설명했다.이어 박 회장이 돈을 빌린 목적과 사용처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필요해 돈을 빌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상장사가 아니기 때문에 주주에게 돈을 빌려준다고 해도 불법 행위가 아닌데다가, 담보와 이자 등을 확실히 한 상태에서 대여한 것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박 회장에게 빌려줬던 돈은 현재 모두 상환된 상태이며, 오는 8월15일 공시될 2분기 보고서에 이와 관련된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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