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한국화이바가 추진 중인 밀양얼음골케이블카 사업이 대부분의 공정을 끝마치고도 좀처럼 운행을 하지 못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화이바는 지난 2010년 자회사 ㈜에이디에스레일을 통해 200억원을 투입, 지난해 말 완공을 목표로 경남 밀양 산내면 삼양리 산 24-1번지 일원 길이 1734m의 삭도에 50인승 케이블카를 설치했다.예정대로라면 올해 2월부터 운행을 시작했어야할 이 케이블카 시설은,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공정율 99%에서 멈춰선 채 반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좀처럼 운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이와 관련 재계 일각에서는 한국화이바 조용준 회장과 장남인 아들 한국카본 조문수 사장 간의 분쟁이 케이블카 사업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을 보내고 있다.그도 그럴 것이 한국화이바는 공사 과정에서 케이블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산 정상부까지 전신주를 설치하다 밀양시로부터 자연보호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을 당한 바 있는데, 그 이유가 전신주 설립 부지 일부의 소유자인 한국카본이 시에 이의를 제기했기 때문이라고 알려진 것.앞서 한국화이바는 케이블카 사업계획서 제출 당시만 해도 땅의 소유자인 한국카본으로부터 토지사용에 대한 동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갑작스럽게 한국카본이 입장을 바꾼 배경이 결국 조 회장과 조 사장간의 갈등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이들 부자 간 갈등은 앞서 지난 2009년 10월 조 회장이 조 사장에게 한국화이바 대표이사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면서 불거졌다.조 회장은 또한 한국화이바 사장직에 조 사장을 대신해 차남인 계찬씨를 앉혔고 조 사장이 가진 각 계열사 지분도 사실상 차명으로 실소유주는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조 사장은 어불성설이라며 반발했고 이는 법정 다툼으로까지 비화됐다.아울러 이 과정에서 조 사장의 아내인 이모씨가 남편을 돕기 위해 몰래 시동생의 뒷조사를 한 사실이 검찰에 적발돼 양 측의 갈등이 더욱 깊어지기 했다.결국 법원은 지난 해 초 계열분리를 골자로 한 조정안을 내놓았고, 이에 따라 한국화이바와 한국신소재 등 한국화이바그룹은 조 회장이 경영하고, 한국카본과 에이치엠은 조 사장이 맡게 됐다.이런 가운데 지난 17일 조 회장이 자신 소유의 한국카본 주식을 전량 매각하면서 한국화이바 오너일가의 오랜 분쟁도 마침표를 찍게 됐는데, 이에 따라 그간 지지부진하던 밀양얼음골케이블카 사업 역시 정상화 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매일일보>은 케이블카 사업의 향후 일정과 지연 배경 등을 확인하기 위해 한국화이바 측과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이 회사 관계자는 “담당자를 찾아 연락을 주겠다”고 답변한 뒤 연락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