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롯데주류와 합병...연이은 악재에 '휘청'
[매일일보 황동진 기자] 롯데칠성음료(대표 이재혁)가 비상등이 켜졌다.지난해 롯데주류와 합병하며 종합음료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닻을 야심차게 올렸지만, 올 들어 연이어 발생한 악재로 뒷걸음질 치고 있다.
지난해 10월4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롯데주류와의 합병식에서 이재혁 대표는 “이번 합병은 롯데칠성음료가 ‘2018년 매출 7조원의 종합음료회사’라는 비전을 달성하는데 있어 큰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기존 국내 사업에서의 절대적 우위확보와 신규사업과 해외 사업의 적극적인 진출을 통해 각 사업부문 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자”고 강조했다.이 대표의 이같은 발언이 있은 직후 롯데칠성음료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3월 국세청으로부터 주류 제조업 허가를 받아, 현재 충주 맥주공장건설에 착수한 상태이다.하지만 이 대표의 바람은 거듭된 악재를 만나 바람처럼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지난 7월 롯데칠성음료는 주류사업부문(이하 롯데주류) 청원공장에서 지난 4월말부터 제조생산된 소주 ‘처음처럼’에서 침전물이 발생해 회수(약 30만병)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매출 감소와 기업 이미지에 크나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더욱이 롯데주류는 소주에 이상이 생겨 자발적 리콜에 들어가기는 했지만, 이를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알리지 않고 조용히 처리하려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여기에 최근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 등 시민단체들이 롯데그룹 제품과 롯데그룹 유통사 대상으로 무기한 불매운동에 돌입하면서 여름 성수기를 맞은 롯데칠성음료를 더욱 울상 짓게 만들고 있다.이 뿐만 아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처음처럼’에 사용된 알칼리 환원수의 안전성 문제를 놓고 롯데주류와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는 차프코 김문재 대표가 롯데주류를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고발했다.김 대표는 “롯데주류가 먹는 물 관리법상 먹는 물에 해당되지 않는 전기분해한 물을 제조용수로 사용해 불법으로 주류제조허가를 승인받은 소주를 제조·판매하고 있다”며 주장했다.이처럼 롯데칠성음료가 여럿 악재를 만나 주춤거리고 있는 가운데, 부산·경남 지역의 소주회사인 무학이 ‘처음처럼’의 롯데주류를 제치고 처음으로 소주시장 2위에 올랐다.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주류산업협회의 조사 결과, ‘좋은데이’의 무학은 지난 5월 소주시장 점유율 13.6%(출고량 기준)로, ‘처음처럼’의 롯데주류(13.1%)를 0.5%포인트 차이로 앞질렀다.롯데주류는 2007년 11.1%에서 지난해 15.6%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다 올해 2월 18.2%를 정점으로 급격한 하락하다 무학에게 추월당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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