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제일모직에 끼친 손해를 배상하라며 제일모직 주주 3명이 제기한 소송의 항소심 선고재판이 또 다시 연기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대구고등법원에서는 제3민사부(홍승면 부장판사) 주관으로 장하성 고려대 교수 등 제일모직 주주 3명이 “이건희 회장이 에버랜드 전환사채 인수를 제일모직이 포기하게 해 제일모직에 끼친 손해를 배상하라”며 낸 소송의 항소심 선고재판이 열릴 예정이었다.그러나 법원은 재판부의 사정으로 선고재판을 이달 22일 오후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 사정이 어떤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대구고법 제3민사부 관계자는 <매일일보>과의 전화통화에서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이번 소송의 항소심 재판이 연기된 것은 이번이 벌써 두번째다. 당초 항소심 선고는 원래 지난달 18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원·피고의 사정으로 인해 연기된 바 있다.한편, 원고인 장 교수 등은 지난 2006년 4월 소송을 냈으나 재판기록의 송부와 열람을 대법원과 서울고법, 서울중앙지검 등이 잇따라 거부하는 바람에 소송을 제기한지 근5년만인 지난해 2월에서야 1심 선고가 이뤄졌다.당시 1심을 맡았던 대구지법 김천지원 민사합의부는 “피고는 증여세 등 조세를 회피하면서 그룹의 경영권을 이전하려는 목적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하게 하고, 제일모직에 전환사채를 인수하지 않도록 한 것은 배임에 해당하고,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는 만큼 130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며 원고일부 승소판결을 내린 바 있다.그러나 원고 측은 1심 재판부가 전환사채 실권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던 관계자들에 대한 책임은 묻지 않았다며 지난해 3월 항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