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회장님은 연봉 얼마 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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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회장님은 연봉 얼마 받을까?
  • 황동진 기자
  • 승인 2012.08.2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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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민주화 바람' 타고 재벌 총수 연봉 공개 추진

[매일일보 황동진 기자] 직장인의 최대 관심사 '연봉'. 매스컴에서는 취업을 희망하는 대학생들의 희망연봉 혹은 어느 기업, 직종에 종사하는 직장인의 평균연봉이 제일 높다는 등의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정작 취업코자하는 해당 기업 총수의 연봉은 알 수가 없다. 간간이 사외 이사들의 연봉이 공개되고는 해서 으레 짐작하여 이정도 수준이지 않을까하는 추측만 할 뿐이다.

재벌 총수 보수 공개법안 재추진 왜?

최근 경제 민주화 바람을 타고 재벌 총수들의 연봉을 공개하는 방안이 재추진되고 있어 정재계 뜨거운 감자로 부상 중이다.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이목희 민주통합당 의원 등 10명은 19대 국회에서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확보하자는 취지로 상장사 임원의 개인별 보수를 공시하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현재는 사업보고서 등에 등기임원들의 보수총액만을 기재하고 있다.지난해 자산총액 5조원을 넘으며 올 4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이랜드그룹을 보면, 지주사 이랜드월드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5명의 등기임원 보수총액(2011.12.31 기준)은 7억3천700만원이다.하지만 박성경 부회장의 개인 연봉은 알 수 없다. 박 부회장은 이랜드그룹 총수인 박성수 회장의 친여동생이다.더욱이 이 회사 지분 40.95%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 박 회장은 보고서상 어디에도 연봉이 기재돼 있지 않아 그가 얼마를 받는 지조차 알 수가 없다.이랜드 계열사인 이랜드건설의 경우 지난 5월 대규모기업집단현황 공시를 보면, 기업집단 소속회사별 임원 및 이사회 등의 운영현황에 보수총액은 커녕 아무런 기재도 돼 있지 않다.또 이랜드의 30개 계열사 중 상장사인 네코네이션과 이월드 역시 사업보고서 및 분기보고서에서 등기임원의 보수총액만 나와있을 뿐이다.비단 이랜드 뿐만 아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사내이사 3명에게 총 326억9천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109억원을 지급한 셈이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은 미등기임원으로 등록돼 개별 보수는커녕 1인당 평균 지급액도 공개되지 않았다.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정몽구 회장 등 사내이사 4명에게 총 83억9천900만원이 지급됐다는 사실만 공개돼 있어 정 회장 개인의 연봉은 알 수 없다.

임원 개별 보수 공시는 세계적 추세

대기업 임원들의 보수를 개별적으로 공시하는 것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미국은 1992년 이 제도를 도입했고 영국은 2002년부터 시행했다. 임원보수 개별공시가 공론화될 때마다 이에 반대하는 일본마저 2년전부터 제한적 범위에서나마 임원들의 보수를 개별적으로 공시하고 있다.미국의 경우 세 나라 가운데 보수 개별공시의 대상을 가장 폭넓게 적용하고 있다. 미국 현행법에 따르면 상장사의 등기임원 전원과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포함한 연봉 상위 5인의 보수를 개별적으로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이들은 급여의 총액뿐만 아니라 급여, 상여금, 성과보수 등으로 구분해 세부 내용까지 낱낱이 공시해야 한다.반면, 한국은 각 상장사의 등기임원에 한해서 보수 총액으로만 공시된다.

통과되기까지 난항 예상

정치권을 비롯한 경제시민단체들은 관련 법안에 대해 경제 민주화의 한 방안으로 보고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민주통합당 경제민주화포럼 공동대표인 유승희 의원은 "상장사 등기임원의 개별보수 공개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대다수 선진국도 시행 중이고 재벌총수의 전횡을 막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좋은 성과를 낸 임원이 많은 보상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과정이 투명하고 합리적이어야 사회적 피드백이 가능하고 나아가 경제 민주화가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입법과정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8월 임시국회는 공전 중이고, 9월부터는 정치권이 본격적으로 대선국면에 접어들게 돼 논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재계의 반발도 예상된다. 실제로 17대, 18대 국회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발의됐지만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하고 폐기됐다.재계 한 관계자는 “임원의 개별보수가 공개되면 다른 기업과 비교로 경영의욕이 저하하고 노사간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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