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정부가 수소전기차 보급을 확대한다고 밝히는 등 수소경제 활성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전기차, 자율주행, 공유경제 등으로 바뀌는 자동차 패러다임은 외면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2040년까지 수소차 620만대 생산체계를 구축할 목표다. 우선 올해 신규로 4000대 이상을 보급하고, 2025년까지 연 10만대를 생산할 방침이다.
이 같은 수준으로 생산될 경우, 수소차 가격은 절반인 3000만원대로 낮아져 수요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수소차 핵심부품 국산화율 100%로 만들어 시장성을 강화할 전략이다.
수소차 보급을 늘리기 위한 필수적 인프라인 수소충전소는 2022년까지 310곳에 설치될 예정이다. 규제 샌드박스도 지난 1월부터 발효됨에 따라 도심지역에 최초로 상업용 수소충전소 설치가 시작됐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정책은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치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먼저 ‘글로벌 대세’인 전기차에 대한 지원은 부족한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대대적인 지원을 통해 전기차 시장을 육성했다. 정부의 보조금을 비롯한 세제 혜택, 인프라 확충을 등에 업은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은 전기차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작년 전기차 판매량 상위 10개 기업 중 절반이 중국이었다. 세계 전기차 판매 1위 중국 비야디는 해외 공략지로 한국을 선택하기도 했다.
자율주행은 규제에 막혀 발전이 더디다. 한국은 제대로 된 자율주행 시험장도 구축하지 못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가 상용화됐다.
우리나라는 관련 법과 제도 등이 미국, 유럽 등에 비해 뒤쳐져 있다는 평가다. 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국내 기업이 자율주행 기술개발에 뛰어들었음에도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규정이 까다로워 제약이 걸리고 있다.
자동차 공유경제도 여전히 규제와 반발에 가로막혀 있다.
2030년 차량공유 시장은 전체 자동차산업 이익의 40%를 차지할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차량공유 시장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비롯해 관련 브랜드·자회사가 설립되고 있다. 미국·중국 등 각 나라에서는 차량공유 플랫폼이 필수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은 이와 반대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승차공유 업체 ‘차차크리에이션’이 이달 출시 예정이던 차차밴 서비스는 국토교통부 제동을 받았다.
국토부는 차차에 위법성 여지가 있다며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장기렌터카를 빌린 차차의 사업모델이 여객운수사업법에 위반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같이 한국은 뚜렷하게 제정된 법 없이 규제와 반발에 갇혀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