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 선제 대응 위한 대통령 직속 기구 ‘4차위’, 카풀-택시업계 해결 못 해
가계통신비 인하 압력으로 통신업계 5G 투자 여력 축내…게임업계 규제 여전히 상존
[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4차산업혁명에 선제 대응을 밝힌 문재인 정부가 출범 2년을 맞았지만, ICT업계와 게임업계 진흥은 커녕 규제만 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4차산업혁명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 규제 개혁 논의기구인 ‘4차산업혁명위원회(이하 4차위)’를 대통령 직속 기구로 설치했다.
4차위는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로 촉발되는 초연결 기반의 지능화 혁명을 앞두고 대한민국이 뒤처지기 전에 앞서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다.
글로벌 흥행 게임 ‘플레이어 언노운즈 배틀그라운드’를 만든 블루홀(현 크래프톤)의 장병규 이사회 의장이 위원장을 맡으면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4차위는 카풀과 택시업계 간의 갈등 해소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한계를 드러냈다.
카풀업계와 택시업계는 최근 공유경제와 불법승차라는 팽팽한 이견을 보이며 갈등을 빚었다. 4차위는 양측의 중재를 통한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계속된 택시업계의 불참 속에 결국 이 카풀 문제를 사회적 대타협 기구로 넘길 수밖에 없었다.
사회적 대타협기구에서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업계와의 극적인 타결로 카풀 갈등은 일단락 됐지만 한보 앞도 나가지 못한 상태다.
또 문재인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이 통신업계의 실적 악화를 불러와 5G 투자 여력 감소를 가져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정부가 들어선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대로 된 업계 의견 취합 없이 장관령으로 선택약정할인률을 기존 20%에서 25%로 상향 조정했다.
이후 이동통신3사의 무선 매출은 하락했다. 이통3사는 지난해 총 매출(IFRS-15기준)은 52조4592억원, 총 영업이익 3조194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각각 1.4%, 14.6%가 줄었다.
문제는 이통3사가 한창 5G 커버리지 구축 등 설비투자(CAPEX)를 해야 하는 시점이라는데 있다. 지난달 4일 5G B2C(소비자 거래) 상용서비스 개시 이후 5G 망 구축을 위해 지속적인 CAPEX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이통3사는 성장세를 보이는 유선매출로 무선매출의 부진을 겨우 메워주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5G 투자 여력을 감소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게임업계에 대한 규제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지난 2011년 도입된 청소년의 자정 이후 게임이용을 금지하는 ‘강제적 셧다운제’는 여전히 시행되고 있다. 부모가 자녀의 게임이용을 직접 관리하는 선택적 셧다운제 등 보완 제도가 있지만 강제적 셧다운제는 없어지지 않고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시키고 있다.
게다가 5월 하순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장애 질병화 논의를 앞두고 있다. 이 논의가 통과되면 게임과몰입 질병화가 국내에도 도입될 전망이다. 이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강화시킬 뿐만 아니라 게임업계 실적에도 직격탄이 될 것으로 관측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