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근 출시된 국내 자동차들의 실내 공기질이 해외 권고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되면서 우리나라 기준이 외국에 비해 너무 관대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7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국토해양부와 교통안전공단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출시된 8개 차종의 실내 공기질을 조사한 결과 7개 차종이 해외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조사대상 차량은 SM7(르노삼성), 레이(기아), i40(현대), 말리부(한국GM), i30(현대), 프라이드(기아), 싼타페(현대), K9(기아) 등 8종이다.교통안전공단이 제출한 2012년 실내 공기질 측정결과를 살펴보면, 4개사 8종 국내 승용자동차가 모두 국내 권고기준에는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접착제나 페인트에 함유된 성분인 '툴루엔'의 경우 국내 기준치는 1000㎍/㎥다.이에 SM7(753㎍/㎥), 레이(460㎍/㎥), 프라이드(388㎍/㎥), i40(262㎍/㎥), 말리부(248㎍/㎥), i30(223㎍/㎥), K9(200㎍/㎥), 싼타페(85㎍/㎥) 등 모든 차량이 권고기준을 통과했다.하지만 독일의 경우 독일의 200㎍/㎥, 일본의 260㎍/㎥ 기준으로 볼 때 SM7, 프라이드, 레이, 말리부, i30, i40, K9 등 총 8대 중에서 7대가 기준을 초과한 것이다. 특히 SM7은 해외 기준치를 3배 이상 초과했다.톨루엔은 과도하게 흡입하면 두통이나 구토, 피부염 등을 유발하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구토나 두통, 시각장애를 불러오는 '자일렌' 성분은 프라이드, 레이, i30, i40 등 4개 차종이 독일 기준치인 200㎍/㎥를 초과했고 '스티렌' 성분은 SM7과 i40, 프라이드가 독일 기준인 30㎍/㎥을 넘어섰다.'스티렌'은 호흡기와 피부, 눈에 자극을 주고 중추신경계 기능을 떨어뜨리며 장기간 노출되면 폐출혈, 간과 뇌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일본과 독일은 2000년대 중반부터 민간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신규 자동차에 대한 실내 공기질 기준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2010년 7월부터 권고기준을 만들어 적용하고 있다.특히 2011년 조사 때는 모닝(2846㎍/㎥), 벨로스터(1546㎍/㎥), 올란도(1222㎍/㎥) 등 4대 차량이 톨루엔 국내 기준치인 1000㎍/㎥를 초과한 바 있다.국내 신차에 적용하는 실내 공기질 권고기준에 비해 턱없이 느슨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는 '포름알데히드'의 우리나라 권고기준은 250㎍/㎥으로, 중국과 일본(100㎍/㎥)의 2.5배, 독일 60㎍/㎥보다 4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발암물질 페놀의 경우 독일은 자체 기준(20㎍/㎥)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권고기준조차 없는 실정이다.또 권고기준에 포함된 성분 숫자도 우리나라는 포름알데히드, 벤젠, 톨루엔, 에틸벤젠, 자일렌, 스티렌 등 총 6종으로, 독일(13종), 일본(9종), 중국(8종)에 비해 적은 편이다.

심재철 의원은 "국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신차의 실내 공기질 권고기준을 해외 기준에 맞게 지금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