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호 일자리수석, 고용상황 "획기적 변화" 주장
현장서는 "일자리 정책 비현실적" 부작용 고통 호소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민간부문에선 인건비 부담을 이기지 못해 고용시장이 얼어붙는 한편 주당 17시간 미만의 초단기 일자리가 늘고 있고, 공공부문 역시 저임금 단기 일자리를 양산해 숫자 채우기에 급급하고 있지만 청와대는 일자리 정책의 성과로 인해 고용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정태호 일자리 수석 "획기적 변화"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고용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자 19일 브리핑을 통해 "각종 통계를 종합하면 고용 상황이 작년보다 개선되고 있고, 어렵기는 하지만 희망적"이라며 "그 배경에는 정책 성과도 있으며, 추경안이 통과되면 고용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 상황이 개선됐다는 평가는 노인 단기 알바 등 재정사업으로 숫자가 늘어난 통계 등을 근거로 하고 있다. 정 수석은 "작년 취업자 증가 수는 약 9만7000명이었는데 올해 들어 취업자 증가 수는 2월 26만여명, 3월 25만여명, 4월 17만여명"이라며 "작년과 비교하면 획기적 변화"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 주요 기관들이 올해 예측한 취업자 증가 수는 10만∼15만명이었는데 지금 수치는 그 예측도 뛰어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고용률 면에서도 2018년 하반기 -0.3∼-0.1%였는데 올해 들어 2월 이후 -0.1%와 1% 사이에 걸쳐있다"며 "고용률 면에서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가장 힘든 세대인 청년 일자리도 개선"
정 수석은 고용의 질과 관련해서는 "상용직 증가 수가 평균 30만∼40만명 정도 지속하고 있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도 매달 50만명 이상으로 지속하고 있다"며 "가장 힘든 세대인 청년세대 취업자 수·고용률·실업률이 개선되고 있다고 여러 번 말씀드린 바 있는데 이런 통계를 봤을 때 고용 상황이 개선되고 있고 어렵지만 희망이 있다"고 했다.
정 수석은 그러면서 이 같은 고용 상황 개선이 정부 정책이 성과를 낸 결과라고 주장했다. 그는 "취업자 수 증가는 신산업·신기술 분야와 사회서비스 분야가 쌍두마차로 끌어가고 있다. 정보통신 분야를 합해 10만명 이상 취업자 증가 수를 보여주고 있는데, 정부의 4차 산업혁명 정책 결과라고 본다"고 했다. 또 "작년 제조업 취업자 증가 수 감소를 주도한 자동차·조선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 시황 변화와 함께 정부 정책지원이 한몫했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정 수석은 "여전히 자영업·제조업 취업자 감소가 전체 고용 환경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향후 정책 핵심 방향은 이런 점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년 말(11월) 소상공·자영업자와 함께 소상공·자영업 성장 혁신 정책을 만든 바 있다. 이 정책이 하루빨리 성과가 나오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현장서는 "정부정책 시장왜곡...현실성 결여"
이날 정 수석은 일자리의 양은 물론이고 질적으로도 개선 중이라며 "획기적 변화"라고 했지만, 시장에서는 정부가 공공 알바로 일자리의 수를 늘리고 있으며 주휴수당과 같은 정책으로 청년들 사이에서 주당 17시간 미만의 질 나쁜 초단기 일자리가 확산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더해 올해부터 주휴시간이 임금 산정 범위에 포함되면서 영세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생업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는 절규가 나오고 있다. 또 카드 수수료 문제에서 숨통이 트이니 배달앱 수수료 등 새로운 문제가 불거졌다며 이에 대한 정부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정 수석이 성과를 기대한다는 정부의 자영업 종합대책에 대해서도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주 자영업자단체 관계자는 여당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잘하는 직원을 오래 근무시키고 싶은데 주휴수당이 주 15시간 월 60시간 이상이면 다 주도록 돼 있어 그 이상 쓸 수 없다. 일을 잘해 노하우 있는 직원들을 고용해야 매장이 효율적으로 되는데 신입직원을 뽑으면 악순환"이라고 했다. 정부 정책이 고용시장을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관계자들은 일자리 안정자금 수급요건이 여전히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부여당은 지난 2년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격탄을 맞은 영세자영업자들이 원가 상승분을 소비자에 전가하지 못하고 폐업의 기로에 서 있자 뒤늦게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카드회사, 임대업, 프랜차이즈업 등 관련 시장 규제 방침은 시장 생산성 저하, 일자리 축소, 물가 상승 등 또 다른 부작용을 낳는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