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악화로 하이마트·쌍용건설 등 매각작업 해 넘길 듯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올해 하반기 인수합병(M&A) 시장에 격변의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다.시장의 기대와 주목을 한 몸에 받던 대어(大漁)들이 잇따라 매각 일정이 지연되거나 차질을 빚으면서 향방을 가늠할 수 없는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공룡기업과의 만남으로 최대의 관심을 끌었던 하이마트는, 인수절차 막바지 무렵 예기치 못한 문제로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선종구 전(前) 하이마트 회장과 유진그룹 간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올해 갑작스러운 매물로 등장했던 하이마트는, 전자제품양판업계 1위라는 회사 가치에 걸맞게 신세계, 롯데, SK네트웍스 등 국내 내로라하는 기업들의 러브콜이 이어졌다.치열한 경쟁 을 거친 끝에 국내 최대 유통공룡기업으로 불리는 롯데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지난 7월 유진그룹 및 선종구 회장 등 하이마트 대주주들로부터 지분 65.25%를 1조248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워낙 자산규모가 탄탄한 롯데가 하반기 M&A시장의 포문을 연만큼, 시장에서는 향후 하이마트 인수절차가 물 흐르듯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그러나 3개월이 흐른 현재 해당 일정은 지연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가 늦어지고 있기 때문.공정위는 현재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롯데쇼핑의 기존 점포와 하이마트 양판점의 결합이 경쟁제한요인을 발생시키는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전심사기간은 120일 이내지만 공정위의 내부 검토일정에 따라 더 늦어질 수 있다.이로 인해 지난달 26일 임시주총을 열고 경영진 선임안과 상호 변경안을 처리한 뒤 인수대금을 치를 예정이었던 하이마트는 공정위의 심사가 늦어짐에 따라 이달 31일로 주총 일정을 미뤘다. 그러나 이달말까지도 공정위 심사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주총은 또 연기된다.방산공기업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전 역시 어려움을 겪긴 매한가지다. 당초 1차 예비입찰에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참여했다가 유찰된 KAI 2차 매각에는 현대중공업이 막판에 합류하면서 대한항공과 현대중공업 2파전으로 경쟁구도가 형성되고 있다.업계 한 관계자는 “업종을 불문하고 M&A시장이 꽁꽁 얼어 붙은데다가, 건설 및 조선․해운분야의 불황이 특히 극심한 까닭에 과연 인수자가 나타날지 의문”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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