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가맹점사업자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기한을 현행 10년에서 결격 사유가 없는한 무기한으로 늘리는 내용의 공정거래위원회 가이드라인이 나왔다. 공정위는 재산권과 계약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비판을 의식해 가이드라인 방식을 택했다.
28일 공정위가 발표한 '장기점포의 안정적 계약갱신을 위한 가이드라인'에는 가맹계약 기간이 10년 이상인 장기점포가 가맹본부와 계약을 갱신할 때 적용할 기준과 절차가 담겼다. 현행 가맹사업법은 지난해 관련법 통과로 계약갱신 요구권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그러나 가맹점 업계에선 10년 이후 계약 갱신시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거나 부당한 거래조건을 제시하는 등 관련 분쟁 여지가 있다며 우려를 표해왔다. 이에 공정위는 장기점포 운영자가 실정법 위반이나 영업방침 위배 등 법정 갱신거절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갱신을 허용토록 했다. 다만 △영업방침 미준수나 관련 법령 위반 등 현행법상 계약갱신 거절 사유 △가맹본부의 평가 결과 일정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계약 갱신 거절이 가능토록 했다.
공정위는 계약 갱신 거절 불가 사유도 정했다. 가맹본부의 권유나 요구로 장기점포 운영자가 리모델링 등 점포환경 개선을 한 경우 투자금 회수에 충분한 기간이 지나지 않았다면 가맹본부가 계약갱신을 거절하지 못한다. 이밖에 △가맹점단체 구성·가입 △부당한 점포환경개선 강요와 영업시간 구속 및 영업지역 침해 불응 △분쟁조정 신청 및 당국의 신고 및 조사 협조 등도 거절 사유가 되지 못한다. 공정위는 또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사전 공지된 평가시스템에 따라 계약갱신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평가결과 가맹점주가 계약갱신 거부대상이 되더라도 일정기간 재계약을 위한 유예기간도 부여하는 장치를 마련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가이드라인을 두고 장기 점포의 운영 안정성 등 이점이 있지만 가맹 본부의 계약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 이번 가이드라인을 마지못해 수용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