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정부여당이 한미 정상 간 통화내용을 유출한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을 검찰에 고발하자, 한국당은 이에 맞서 "정보 관권 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서 원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비공개 만찬 회동과 관련해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금지한 국정원법 9조 위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보기관 수장인 서 원장과 여당 총선전략을 마련하는 양 원장이 2020년 총선 협력 방안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나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온갖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국정원장이 대통령 측근 실세를 만나 어떤 얘기를 주고받았을지 짐작된다. 최대의 정보·관권 선거가 시작된 것 아닌가"라며 "무슨 대화가 오고 갔는지 (상세히) 알아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대화내용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정보위 개최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의 요구대로 한국당이 정보위 개최에 협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이 의원은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회 정보위를 소집해 서 원장에게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들을 생각이지만 한국당 나 원내대표의 반대로 진행이 안 되고 있다"며 "어떻게 보면 나 원내대표가 국정원장의 진실덮기를 도와주고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한국당은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강행 이후 국회 정상화에 협조해 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