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차명주식을 공매한 대금을 세금부터 납부하게 해달라며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김 전 회장은 현재 공매대금 300억원대 세금과 17조원대 추징금을 납부해야 하는 상황인데, 연체할 경우 이자가 붙지 않는 추징금 대신 매년 가산세가 붙는 세금을 먼저 내겠다는 입장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상대로 "공매대금은 미납세금을 납부하는 데 먼저 사용돼야 한다"며 공매대금배분 취소 청구 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냈다.

김 전 회장은 "조세우선 원칙에 따르면 공매대금은 '공과금'에 해당하는 추징금보다 '조세채권'에 해당하는 미납 세금에 우선적으로 배분돼야 한다"며 "그러나 공매절차를 진행한 한국자산관리공사는 대금을 미납세금으로 분배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이같은 배분으로 1년에 납부해야 하는 미납세금 가산금은 35억여원에 달하고 있는 등 법률상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전 회장은 2006년 대우그룹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징역 8년6월에 벌금 1000만원, 17조9200억원의 추징금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됐다.

그러나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자 재산을 추적한 검찰은 지난 5월 대우정보시스템과 베스트리드리미티드 등 차명재산을 적발해 환수 조치에 나섰으며, 베스트리드리미티드 차명주식 776만여주를 올해 9월 공매 완료,  김 전 회장은 증권거래세 등 246억원의 세금을 더 부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