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0일 석달 연속 '경기 부진' 진단을 내리며 장기화 사태를 경고했다. 청와대에서 '경기하방 압력 장기화' 우려를 내놓은지 하루만이다. KDI는 국내 경기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주는 세계경기 둔화가 지속될 것이라며 당분간 국내 경기가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경제동향 6월호에서 KDI는 "최근 우리 경제는 생산이 소폭 확대됐지만,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4월 처음으로 경기부진을 언급한 데 이어 경기 부진이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고 처음으로 밝힌 것.  KDI는 경기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수출 부진을 꼽았다. 실제 지난 5월 기준 수출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9.4% 감소해 4월(-2.0%)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자동차 수출이 13.6% 증가했지만 반도체와 석유화학 수출이 전년 동월보다 각각 30.5%, 16.2% 줄었다. 무선통신기기 수출도 –3.2% 증가율을 보이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KDI에 따르면 조업일수를 반영한 일평균 수출액도 16.7% 감소했다. 자본재와 1차 산품(원료 형태 생산품)을 중심으로 수입이 줄면서 전반적인 수입액은 감소세(-1.9%)로 전환했지만 수출 감소 규모가 더 커 무역지수는 전년 동월(62억3000만달러)의 3분의 1 수준인 22억7000만달러 흑자에 그쳤다. KDI는 수출 환경을 둘러싼 대외여건도 악화되고 있어 우리나라 경제 부진 흐름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KDI는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 및 유럽 정치 불안 등 하방위험도 전월에 비해 확대됐다"며 "산업생산과 교역량 등 세계 실물경제 관련 지표들이 낮은 증가세에 그치고, 기업 심리 지수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행지수도 당분간 경기둔화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했다. KDI는 또 "미국과 중국의 경제가 당장 회복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며 "이에 따라 수출을 중심으로 국내 경기의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