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출 겨냥 소비재 집중 지원 “3년내 350억 달러 달성”
13일 석화업계 시작으로 수출 현장 찾아 기업 애로 청취도
[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경제사령탑인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5대 유망 소비재 분야에 올해 무역보험 지원규모를 8조원까지 확대하는 등 2020년까지 350억 달러까지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부진으로 수출에 빨간불이 켜지자 이를 만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홍 부총리는 하반기 10조원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 발표를 예고하는 동시에 수출기업의 애로사항을 듣기위한 현장행도 준비 중이다. 그만큼 상황이 어렵다는 이야기다.
▮대중 수출 타깃 화장품·패션의류 등 집중 지원
정부는 이날 홍 부총리 주재로 열린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기재부, 중소벤처기업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소비재 수출 활성한 방안’을 확정했다. 이는 7년 만에 4월 경상수지가 6억6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하는 등 심상찮은 수출 부진에 대한 대책이다. 특히 경상수지 중 가장 중요한 상품수지 흑자가 5개월째 수출 감소로 줄고 있다. 4월 수출은 1년 전보다 6.2% 감소한 483억 달러로,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단가 하락과 세계 교역량 감소의 영향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 아세안,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 것으로 전망되는 소비재로 눈을 돌린 셈이다.
정부는 △화장품 △패션의류 △생활유아용품 △농수산식품 △의약품 등 5대 유망 소비재 수출액을 2022년까지 350억 달러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 분야 수출액은 지난해 277억달러다. 이는 우리 수출품목의 핵심(전체 수출의 20.9%)인 반도체 수출의 약 36%(지난해 반도체 누적 수출액 1267억 1200만 달러)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금융지원 확대 등 7개 과제를 세웠다. 우선 5대 소비재에 대해 ‘소비재 무역금융 패키지’를 도입해 지난해 기준 4조8000억원인 무역보험 우대지원 규모를 8조원으로 늘린다. 할인율도 기존 25%에서 35%로 확대한다. 코트라 등 수출지원 기관 현지지사 등을 통해 잠재 수출입 기업을 대상으로 최적 상품 컨설팅과 신용조사, 한도책정 등 원스톱 서비스도 지원한다.
소비재 관련 브랜드를 육성한다. 연매출액 1000억원 이상의 성장 유망한 중견 소비재 브랜드 15여개를 ‘K-프리미엄 브랜드’로 선정해 관계부처 연구개발, 수출마케팅, 금융지원 등으로 적극 지원한다. 동대문(패션), 성수동(수제화) 등 도심에 대표 제조ㆍ수출거점을 구축해 소상공인 중심의 주요 소비재도 지역 대표 브랜드로 육성한다.
5대 소비재에 대한 대내외 홍보도 적극 지원한다. 프랑스 라파예트 백화점 등 글로벌 시장 주요국별 10여곳의 프리미엄 오프라인 유통망 기업을 선정해 신규 수요를 집중 발굴하고, 올해 기준 1500여개 기업이 참여하는 전시회 규모를 2022년까지 1만개 기업 이상으로 키워 아시아 최고 소비재 전시회로 육성한다. 또 우리기업의 해외인증ㆍ통관, 기술규제 등 비관세장벽 관련 애로사항 해소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무역협회에 해외인증 지원 데스크를 설치한다.
▮SK 울산 방문 시작으로 ‘대기업과 만남’
정부는 소비재 이외에도 위기 타개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이달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10조원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를 담겠다고 했다. 그는 프로젝트에 대해 "투자 활력 제고 방안과 소비·수출 활성화, 산업혁신, 규제개혁 등 경제활력 제고에 최우선 순위를 놓고 준비 중"이라고 했다.
홍 부총리는 또 13일부터 수출에 애로를 겪고 있는 업종별 대기업과 만나 현장 목소리도 들을 방침이다. 13일 SK에너지의 울산CLX(콤플렉스·Complex) 방문이 시작이다. 당일 간담회에는 SK·LG·롯데 등 대기업 계열 석유화학 업체가 참석해 투자 애로 사항을 홍 부총리에게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애로가 있는 석유화학업종 현장을 찾는 의미라며 "6∼7월 시간이 되는대로 투자나 수출 애로를 겪는 업종을 만나 정부가 풀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정 기업이라도 대형 프로젝트 관련 애로사항을 호소하면 대기업을 막론하지 않고 업종별로 만날 생각"이라고 했다.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홍 부총리는 "5∼6개 업종별로 기업 투자와 관련해 대기업을 만날 것"이라며 그 이유로 "현 경제 상황을 반등시키기 위해서는 기업 투자를 살려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 급선무"라고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