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얼마 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 받은데 이어 그룹 오너까지 수사선망에 올랐다는 점에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던 유통기업 중 ‘괘씸죄’의 본보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경제개혁연대가 지난 23일 정용진 부회장 등 신세계와 이마트 임원 3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것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경제개혁연대 측은 앞서 고발장을 통해 “신세계SVN은 이명희 회장의 딸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 40% 지분을 보유했던 비상장회사로, 그룹 차원의 지원 행위로 2011년 매출이 전년 대비 54.1%나 증가했다”며 “이는 총수 일가의 지시에 따라 그룹 경영지원실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불법행위”라고 주장했다.또 “신세계와 이마트 경영진은 총수 일가의 이익을 위해 계열사를 부당지원했고 그만큼 회사에 손해를 가져오게 됐다”면서 “이는 명백한 배임 행위”라고 지적했다.연대 측은 정 부회장을 배임혐의로 고발했지만, 검찰은 부당지원이라는 성격상 공정거래법 위반 수사 전담부서인 형사6부(박은재 부장검사)에 사건을 배당했다. 그러나 업계에선 최근 신세계가 처한 상황에 미뤄 강도 높은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신세계는 정부가 지난해부터 불거진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의 핵심인 ‘베이커리 사업’에 대해 철수나 진출자제를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해당 사업에서 철수를 하지 않아 빈축을 사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공정위는 최근 신세계에 4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결국 신세계SVN의 대주주였던 정유경 부사장이 자신의 보유 지분을 전부 정리하기에 이르렀다.그러나 신세계는 대주주의 지분 정리와는 별도로 빵집 사업은 계속한다는 입장을 보여 이에 대한 비난은 여전히 거센 상황이다.업계에서 신세계에 대한 검찰의 이번 수사가 보다 강도 높게 진행될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한편,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는 정용진 부회장을 비롯해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겪던 유통재벌기업 총수들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시키려 했지만, 이들은 ‘해외출장’을 핑계로 모두 불출석을 통보해 국회의 반발을 샀다.이에 따라 정무위는 정용진 부회장을 비롯해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등 대형 유통기업 총수 4명을 대상으로 청문회를 진행할 예정이며, 청문회에도 출석하지 않을 경우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