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뇌물을 제공한 업체에 일정기간 동안 공공기관 입찰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법률은 헌법에 부합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부정당업체는 공공기관 입찰에 최대 2년간 참여할 수 없도록 한 법 조항은 과잉금지 원칙 등에 위배된다”며 한진중공업이 낸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공공기관운영에관한법률 제39조 2항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은 공정한 경쟁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는 법인 등에 대해 2년 내에서 일정기간 입찰자격을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재는 “조항 상 공공기관은 공공기관운영법상 명확하게 규정돼 있고 입찰제한도 2년 이내로 한정하고 있다”며 “명확성 원칙과 최소침해성 원칙 등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제도는 계약체결의 공정성과 그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입법목적의 정당성과 방법의 적정성도 인정된다”며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돼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도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진중공업은 2006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김해 율하지구 택지개발사업 조경공사를 시공하던 중 현장 감독관에게 200만원의 금품을 제공한 사실이 들통 나 15개월간 공공기관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처분을 받았다.
이에 한진중공업은 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했으나 1심에서 기각됐고 항소심 재판부가 위헌제청신청을 기각하자 이 심판을 청구했다. 이후 항소심 재판부는 한진중공업의 손을 들어줬고, 토지공사가 상고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