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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극심한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는 하이트진로그룹(회장 박문덕)이 최근 이남수 영업총괄사장을 경질, 그 배경을 둘러싸고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이 사장은 지난 5월 사장단 순환인사에서 영업총괄로 오른 지 불과 5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현재 공식적인 인사가 나지 않아 당분간 이성수 부사장이 영업을 총괄 중이다.이 사장의 퇴임을 두고 회사 측은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아 이 사장이 후배에게 길을 터준다는 차원에서 용퇴를 결정 한 것”이라고 말했지만 업계 일각의 시선은 판이하다.이 사장의 퇴진이 용퇴가 아닌 문책성 인사일 수 있다는 것.하이트진로는 지난해 8월, 15년 동안 지켜온 맥주점유율 1위자리를 경쟁사인 오비맥주에 내주더니 소주 시장 역시 신통치 않은 분위기이다. 게다가 지난해 9월 진로와 하이트맥주가 합병했지만, 영업 통합에 따른 큰 시너지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서는 허위 세금계산서를 통해 매출을 부풀리다 적발 됐는가하면, 경쟁업체인 롯데주류의 소주를 음해했다는 구설에 휩싸여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뿐만 아니라 박문덕 회장의 자녀들이 300억 원대 증여세를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증여세 취소소송해서 패소해 빈축을 샀는가하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자녀 회사인 삼진이엔지에 대해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논란으로 기업이미지 하락과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게다가 동반성장을 강조해오던 하이트진로는 한 중소샘물업체의 영업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또 한 번 눈총을 사기도 했다.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이 사장의 경질이 현재 내우외환에 휩싸여 있는 하이트그룹의 쇄신을 위한 구조조정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후계 구도 안정화 측면에서 장남 태영 씨를 뒷바침해줄 수 있는 인물을 자리에 앉히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태영 씨는 지난 4월 하이트진로 경영총괄실장(상무)으로 부임해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