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임현빈 기자] 롯데관광개발이 오너리스크로 인해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이라 불리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프로젝트의 사업권을 코레일에 내줄 우려가 제기됐다.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의 2대 주주이자, 드림허브가 만든 시행대행사 용산역세권개발㈜의 최대주주인 롯데관광개발의 김기병 회장이 위법 혐의로 이사회 의장직을 내놓아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은 현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로 재판을 진행 중이다.김 회장은 올해 3월 1998년부터 2008년까지 두 아들에게 회사 주식 185만주(시가 730억원)를 증여하면서 명의신탁, 허위 주주명부 작성 등의 수법으로 증여세 476억원을 내지 않아 기소됐다.문제는 김 회장이 선고 공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으면 드림허브의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이다.드림허브는 용산국제업무 개발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롯데관광개발과 코레일, 서울시(SH공사), 삼성물산 등 총 30개 회사가 출자해 만든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 특수목적법인)이다.PFV는 각종 세금 혜택을 받고 준금융기관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법인세법과 기업구조조정투자회사법에 따라 금고형이나 집행유예를 받은 임원은 자격을 잃게 된다. 벌금형을 받더라도 집행이 종료된지 5년이 지나야 복귀할 수 있다.따라서 유죄 판결이 인정되면 김 회장은 드림허브 이사회 의장직에서 내놓아야 하며, 이 경우 코레일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진행에 대한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높아진다.현재 드림허브의 1대 주주는 지분 25%를 가진 코레일이며, 롯데관광개발은 지분 15.1%를 보유한 2대 주주이다.반면 드림허브가 설립한 실질적인 시행사인 용산역세권개발㈜은 롯데관광개발이 지분 70.1%, 코레일이 29.9%를 갖고 있다.롯데관광개발의 지분 중 45.1%는 지난 2010년 삼성물산이 해당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내놓은 지분으로, 삼성물산을 대신할 회사가 나타날 때까지 롯데관광개발이 이 지분을 잠정 보유하기로 드림허브 이사회가 합의하면서 롯데관광개발은 단숨에 용산역세권개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롯데관광개발이 용산역세권개발㈜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이후 이사회 주요 안건에 대해 사사건건 마찰을 빚어왔다. 이에 반발한 코레일이 최근 삼성물산이 남긴 지분을 매입해 직접 경영권을 행사하려고 하면서 양 측간 첨예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코레일은 지분 인수를 통해 용산역세권개발㈜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사업계획을 서부이촌동을 뺀 나머지 지역부터 단계적 개발로 추진할 계획이다.그러나 롯데관광개발 측은 용산역 철도정비창 부지와 서부이촌동 일대 317만㎡ 부지를 동시에 개발하자는 입장이다.또한 롯데관광개발 측이 일시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의 지분이 코레일로 넘어가면 용산역세권개발㈜가 공기업인 코레일 계열사로 편입돼 각종 규제를 받을 수 있다며 코레일의 지분 인수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문제는 코레일 측의 지분인수 안건이 드림허브 이사회를 통해 진행돼야 하나, 김기병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에 있는 만큼 안건이 통과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이런 상황에서 만약 김 회장이 의장직을 내려놓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용산역세권개발을 둘러싼 사업권이 코레일의 손에 넘어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한편, 용산역세권개발사업은 총 31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최대규모의 프로젝트로, 전문가들은 용산사업이 좌초될 경우 7000억원 가량의 천문학적인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