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효길 기자] 일본의 한국기업에 대한 무역제재로 양국의 관계가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제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경제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예견된다.  7일 정치권 및 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무역제재가 지속될 경우, 4분기 이후 경기 둔화 요인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 경제산업청(METI)이 지난 1일 한국으로 수출하는 반도체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용 재료인 3가지 품목에 대한 신고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전략물자 수출의 허가 신청을 면제하는 국가 목록인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 제외할 것을 시사하는 등 추자 제재조치를 언급하고 있다.   이는 한국에 대한 무역제재가 장기화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한국은 물론 일본과 중국 등 주변국에서조차 아베총리의 무역제재 조치를 비판하고 있지만, 이를 쉽게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아베 일본 총리가 선거에서 보수세력을 결집시켜 궁극적으로 평화헌법을 수정하고 자위대의 역할과 활동 범위를 확대하는 등의 우경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아베 총리는 이번 참의원 선거 일정이 결정됐을 때 "(이번 선거에서) 헌법을 논의할 정당인지, 논의조차 안할 정당인지를 선택받고 싶다"고 말해 헌법개정을 전면에 내걸었다. 결국 '한국 때리기'를 통해 지지도가 올라갈 경우, 헌번개정에 대한 당위성을 확보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 산업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산업이 흔들릴지도 모른다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KB증권은 보고서에서 “일본의 한국에 대한 무역제재는 일부 예상됐던 부분이 일부 있었으나, 일본이 주최하고 자유무역을 강조했던 6월 말 G20회담 직후에 전격적으로 발표됐던 것이 시장에는 다소 충격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4일 현재 달러/원 환율은 1169원, 코스피는 2101포인트에서 전일 종가보다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일본의 무역제재 발표 이전 수준을 하회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이번 제재가 빠르게 빠른 시일내 종결되지 않고 지속될 경우, 생산 등 실물경제에 미치는 여파는 90일 이후부터 가시화될 수 있다”며 “일본 정부의 수출 심사가 약 90일이 소요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일단 반도체 업계는 제재 대상인 일본산 소재에 대해 약 3개월치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반도체 제품의 높은 재고 수준을 고려하면 적어도 연말까지는 생산에 큰 차질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러나 반도체 수출의 규모가 국내총생산의 약 6% 내외를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의 제재가 지속돼 그 여파로 수출물량이 10% 감소할 경우에는 경제성장률이 0.6%포인트 가량 하락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또 일본이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할 경우, 추가적인 소재 및 부품 수입이 어려워질 수 있어 2019년 하반기 특히 4분기 이후의 생산 및 수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서 나온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내부에서조차 일본 정부의 한국 기업에 대한 무역제재에 반대 의견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강민정 코트라 일본 도쿄무역관은 닛케이신문의 보도를 인용 “후쿠나가 와세다대 교수는 무역조치를 비판해 온 일본이 미국과 같은 수단으로 타국을 압박한 점이 아쉽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수출 허가수속이 엄격해지는 것은 WTO 위반은 아니나 신청 후 수출허가를 받지 못한 경우 위반의 소지도 있다고 했다”고 밝혔다. 또 무코야마 니혼소켄 수석연구원은 “이번 일로 한국에서 재료조달이 어려워지면 일본이 아닌 타국으로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