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되는 보호무역주의] 정부정책, 위기의 산업계 해법으론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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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되는 보호무역주의] 정부정책, 위기의 산업계 해법으론 역부족
  • 문수호 기자
  • 승인 2019.07.0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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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투자 감소추세, 대기업 혜택 2년 전보다 못해
1년 한시적 2% 세액공제로는 대기업 투자 유도 불가능
자동차 업계와의 소통도 부재, 반쪽짜리 혜택 아쉬움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 해외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확대와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무역보복 등의 여파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산업계가 위기를 맞았다. 정부가 지난 3일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지만, 불확실한 대내외적 환경여건으로 인해 기업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국내 경제의 불확실성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으로, 기업의 설비투자는 작년 2분기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있다.
기업의 설비투자는 건설경기와 연관되고, 곧 철강 등 전방 산업의 시황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국내 경기를 평가하는 중요 잣대로 이용된다. 정부는 이런 설비투자 확대 등 전반적 국내 경제활력을 적극 보강하고,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추경안을 통과시키는 대로 두달 내 70% 이상 집행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또 경기 하방리스크 대응을 위해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민간과 공공부문의 투자여력을 총동원하기 위한 대책 일환으로 ‘민간투자 촉진 세제 3종 세트’를 마련했다. 기업이 자동화 설비 등을 들여놓을 때 세금을 깎아주는 ‘생산성 향상 시설 투자세액공제율’을 현행 1%, 3%, 7%(대·중견·중소기업)에서 2%, 5%, 10%로 1년 동안 확대하기로 했다. 또 투자세액공제 대상이 되는 범위를 확대하고 올해 말 도래하는 일몰도 2년 연장키로 했다.
이 같은 정부의 경제활력 대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시적이고 혜택 규모가 크지 않아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자동차 업계도 불만이다. 정부가 내놓은 노후자동차 대책은 경유차 제외 15년 이상 노후 자동차에만 적용된다. 상용차 등 업무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차량이 경유차지만, 가솔린으로 바꾸지 않는 한 혜택을 받지 못한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를 12월까지 연장한 것은 긍정적으로 바라볼 부분이지만, 자동차업계와의 소통이 부족했다. 개별소비세 연장에 대한 발표를 완성차업체에 늦게 알려 6월 자동차 판매에 큰 타격을 입었다. 6월 초 발표한 각사의 판매조건에 개별소비세 인하를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이번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와 관련해 근본 원인을 처방하지 못한 주먹구구식 처방으로 평가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가 각종 규제를 풀고 혜택을 주는 등 불확실성을 제거해 줘야 국내 기업들의 투자가 늘지만, 현재 상황은 땜질식 처방에 불과해 보인다”며 “결국 정부가 근본적인 투자 유도가 아닌 과거와 같은 SOC 사업에 치중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의 무역제재조치에 대한 대응도 미흡하다는 게 재계의 판단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일본이 규제 조치를 철회하지 않으면 WTO 제소를 비롯한 상응 조치를 다각도로 마련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한데 이어 청와대에서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NSC 상임위원회에서 WTO의 규범과 국제법을 위반한 것으로 규정했다. 이어 정부는 일본이 추가 규제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핵심 부품·소재·장비 등의 국산화를 단기간 이룰 수 있도록 자립화를 집중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핵심 기술개발과 사업화, 실증 등 관련 분야 사업을 적극 추진해 대일 의존도를 낮추고, 핵심 부품 등에 대한 자립도를 높여나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강경 대응을 선택하면서 산업계 일각에서는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국내 산업계 현실을 감안하면 결국 양국 산업계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정부가 맞대응을 하는 것은 맞지만, 업계의 현실을 감안하면 우려도 적지 않다”며 “우리 기업이 일본산 소재를 대부분 수입하는 현실속에서 결국 피해는 산업계에 집중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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