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임현빈 기자]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얼라이언스번스틴이 현대모비스의 지분 매각 사실을 4년이나 늦게 공시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얼라이언스번스틴은 지난 6일 현대모비스 주식 298만 1166주(3.41%)를 매각한 사실을 공시했다.문제는 이미 2008년 11월 현대모비스의 주식을 매각했지만 4년간 시장에 전혀 알리지 않았다는 것.현대모비스가 지난 8월 29일 공개한 반기보고서에는 얼라이언스번스틴이 기아차, 정몽구 현대차 회장, 현대제철에 이어 4대주주로 소개돼 있다.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상장기업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5% 이상 보유한 경우 지분 변동이 발생했을 때 관련 내용을 5일 안에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당시 매각으로 얼라이언스번스틴은 보유 지분이 7.09%에서 4.03%로 낮아졌지만 이 사실을 공개치 않고 보고의무를 위반한 셈이다.그러나 금융감독원은 고의성이 없었다고 판단, 얼라이언스번스틴에 측에 주의ㆍ경고 조치를 내릴 예정이다.현행법상 감독 당국이 이 같은 '늑장 공시'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제재가 사실상 솜방망이 수준에 불과한 수준이다.제재의 수위를 실효성 있는 수준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지분변동 보고 의무를 위반하면 과징금을 물릴 수 있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계류된 상태다.고의성이 없는 준과실에 대해서도 과징금을 물릴 수 있어 확실한 사전경고 효과가 있다는 게 금융위 측의 설명이다.개정안이 통과되면 금융위는 이번 사례에서 얼라이언스번스틴 측에 현대모비스 시가총액 10만분의 1에 해당하는 액수를 과징금으로 물릴 수 있다. 단 과징금 액수는 최대 5억원으로 제한된다.공시자료 공개는 투자자의 접근을 용이하게 하고 신속한 정보 제공으로 기업경영에 대한 시장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때문에 현대모비스 역시 지난 4년간 '거짓 보고'로 투자자로 하여금 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한편 모비스 측은 "얼라이언스번스틴은 다양한 이름의 펀드로 지분을 가지고 있었던 투자회사였다"며 "그쪽에서 공시를 안 하면 정확한 지분 변동사항을 알 방법이 없다"고 해명했다.이어 "매년 사업보고서를 공시해야 해서 얼라이언스번스틴 측에 보유지분 변동사항을 물었으나 어떤 답변도 들은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