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STX그룹이 재무구조 개선 막바지 작업을 위해 난항을 거듭했던 자회사 STX OSV 매각을 이달 안에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이에 재무구조 개선 압박을 받던 STX그룹의 자금 흐름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STX그룹은 올 초부터 그룹의 부채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STX OSV 매각작업에 들어갔지만, 우선협상대상자인 핀칸티에리-칼라일그룹 컨소시엄과 가격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자 강 회장이 직접 나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지난 4월부터 핀칸티에리를 STX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점쳤다. STX가 5월부터 협상에 들어간 점을 감안하면, 6개월여의 기간 동안 막바지 가격 협상에서 골머리를 앓았던 것이다.
STX OSV의 주가는 지난 3월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당초 예상했던 매각 액수를 높일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하지만 이후 STX OSV의 주가는 하향선을 그리며 6월31일(현지시간)에는 1.31싱가포르달러를 기록했다.
STX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조원 이상을 기대했지만 핀칸티에리가 사정이 급박한 STX를 상대로 장고를 거듭한 것이다.
실제로 STX그룹 고위관계자는 지난 5월31일 현재 상대방(우선협상대상자)이 가격을 후려치려 해 (STX그룹은) 제값을 받으려고 협상 중"이라며 "알짜기업인데 제값은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밝힌 바 있다.
STX OSV는 STX그룹이 2007년 인수한 STX유럽의 자회사로 유전개발 및 탐사작업용 해양작업지원선을 디자인하고 건조하는 조선회사다. 현재 노르웨이, 루마니아, 베트남, 브라질 등 4개국 9개 조선소에 약 9000여 명의 임직원을 보유한 알짜배기 회사다.
이 고위관계자는 전날 강 회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매각관련 얘기는 이미 마무리됐다"며 "STX OSV가 싱가포르에 상장돼 있는 기업이다 보니 법적인 절차가 남아있어 아직 결정된 가격 등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STX OSV의 매각 액수가 당초 알려진 것과 같은 9000억원에 가까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STX OSV 매각 확정 이면에는 최근 개선된 실적과 함께 주가 상승이 상당한 도움을 줬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9일(현지시간) STX OSV의 주가는 1.51싱가포르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STX는 지난달 31일 일본의 대표적인 금융그룹인 오릭스와 3600억원 규모의 외자유치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STX에너지의 구주 매각과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발행, 교환사채 발행(장기 채권) 등의 방식을 통해 추진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STX는 STX에너지의 지분 50% 이상을 보유하고 경영권을 유지하는 한편, 오릭스는 지분의 43.1%를 보유하게 된다. 회사를 통째로 넘기기보다는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자금을 확보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STX그룹은 이번 STX OSV의 매각을 마무리 짓고, STX중공업 등 일부 계열사 지분 및 해외 자원개발회사 지분 매각, STX에너지 상장 등을 통해 조 단위의 유동성 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하지만 STX중공업과 STX에너지가 모두 비상장사라 아직 정확한 가치를 매기기엔 변수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한편 STX그룹 관계자는 "다양한 자구 노력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는 등 재무구조개선에 주안점을 두고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재무개선 속도를 늦추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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