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차병원그룹(회장 차광렬)에 대한 경찰의 ‘봐주기 수사’ 논란이 일고 있다.지난 13일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의약품 납품 대가로 도매상으로부터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의료법 위반)로 분당 차병원그룹 의료법인인 성광의료재단 경영관리본부장 이모(6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경찰은 또 이씨에게 대가성 승용차를 건넨 혐의(약사법 위반 등)로 의약품 도매업체 D약품 대표 최모(60)씨에 대해서도 불구속 입건했다.경찰은 앞서 5월 차병원그룹 성광의료재단을 압수수색하고 같은 날 D업체에 대해 회계장부를 비롯한 차병원 그룹과의 거래 내역이 담긴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해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10년 12월 말 최씨에게 의약품 납품 대가로 승용차를 요구했고 지난해 1월 초 8300만원 상당의 에쿠스 승용차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이씨는 경찰 수사에서 대가성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찰 수사가 진행되자 차량을 최씨에게 반납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밖에도 최씨는 퇴직자 4명을 유령사원으로 등재시켜 급여를 지급한 것처럼 관련 서류를 꾸미는 수법으로 지난 2005년 3월부터 최근까지 2억7000만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최씨가 운영하는 D업체는 지난 1996년 설립된 회사로 연 매출 400억 가운데 80%를 차병원 그룹을 비롯한 분당차병원에 납품하고 있는 업체다.그런데 경찰은 앞서 D업체에 대해서는 회계장부 압수와 계좌추적을 벌였던 것과는 달리 차병원에 대해서는 계좌추적을 생략하는 것은 물론 억대의 비자금을 만든 사실을 확인하고도 이 돈의 출처를 밝혀내지 않은 채 수사를 종결 지은 것으로 드러났다.차병원의 봐주기 수사 논란이 일자 일각에서는 이 그룹이 내부 인사를 검찰 출신으로 재배치하면서 사실상 특혜를 입은 게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실제로 차병원그룹은 대검 중수부를 거쳐 인천지검장을 지낸 이훈규 전 검사장을 올해 차의과학대학 총장으로 선임했을 뿐 아니라 홍만표 전 대검 수사기획관을 성광학원 감사로 영입한 바 있다.이와 관련 경찰 측은 수사종결 상태인 만큼 더 이상 수사를 확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경찰 관계자는 "회계장부 및 계좌추적은 양사 모두 진행이 됐으며, 비자금 사용처는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진술했다"며 "수사가 종결된 만큼 더 이상 이 건과 관련해 추가적인 사실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에 대해 차병원그룹 관계자는 “수사 결과가 전부인 걸로 알고 있으며 추가적인 여죄는 없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부실수사 의혹에 대해서는 “그 부분은 수사를 담당한 경찰 측이 답할 문제”라면서도 “검찰 출신 두 분이 그룹에 온 건 맞지만, 이것 때문에 부실수사 의혹을 몰고 가는 건 끼워 맞추기식 추측에 불과하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