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들마을 3단지, 임차인대표회의 구성 두고 갈등
성남시 첫 분양승인에 반발…행정소송 제기 예정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 등 10년 공공임대아파트 분양전환 시점이 임박해오면서 입주민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분양가 책정 수준을 놓고 임대인인 LH, 건설사와 임차인 간 의견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갈등의 골도 깊어지고 있다. 일부 단지는 법적 조치 등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국 LH 10년 공공임대주택 중 이달 첫 분양전환 절차에 돌입한 판교원마을 12단지는 법적 공방으로까지 번졌다.
판교원마을 12단지 분양추진위원회 비상대책위원회는 LH와 판교원마을 12단지 임차인대표회장(동대표), 감정평가법인 2곳을 상대로 각각 분양전환절차 중지 가처분 소송과 직무정지 가처분 소송, 감정평가 중지 가처분 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첫 공판은 내달 13일 성남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밖에도 선거관리위원회 주민 총회 개최요구 및 동대표 선거 개최를 요구하는 소도 제기했다.
판교원마을 12단지 비대위는 LH가 무자격 임차인대표회장과 감정평가를 통한 분양전환에 나서기로 협약을 체결하고, 감정평가 법인 설명회도 없이 감정평가 법인 선정 투표를 진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이 투표는 전체 428가구 중 47가구만이 참여해 투표율이 11%로 저조했다.
임차인들은 LH관리규약에 따라 임차인대표회장(동대표)의 연임이 불가함에도 암묵적으로 연임 중인 현 임차인대표회장은 대표성을 가질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10가구 중 1가구 꼴로 참석한 투표로 결정된 감정평가 법인 선정도 실효성 논란이 일어, 현재 감정평가 법인 현장조사에 대다수 임차인들이 진행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판교원마을 12단지 비대위 관계자는 “LH가 분양전환과 관련해 계약과 상식에 근거한 근본적 해결안을 내놓지 않는 이상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각도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또 오는 10월 분양전환 예정인 붓들마을 3단지는 임차인대표회의 구성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붓들마을 3단지 주민 73%가 임차인대표회의를 구성해 LH와 사전 협의에 나서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임차인대표회의 구성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붓들마을 3단지 비대위 관계자는 “분양전환시기가 임박해 오는데 LH와 계약을 맺은 관리주체인 관리소가 임차인대표회의 구성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며 “주민 다수의 지지를 얻고 있는 비대위 위주로 임차인대표회의가 구성될까봐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차일피일 구성이 미뤄져 판교원마을 12단지와 같은 사례가 재연될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최근 판교 지역에서 10년 공공임대아파트 첫 분양승인이 이뤄진 것을 두고도 잡음이 불거졌다.
성남시는 지난 21일 판교신도시에 공공임대아파트를 공급한 광영토건의 부영아파트 371가구에 대한 분양전환 신청을 승인했다. 부영아파트의 분양전환 가격은 현행 임대주택법에 따라 전용면적 81㎡ 5억7445만∼6억5020만원, 59㎡ 4억6520만∼5억3175만원으로 2009년 입주 당시와 비교해 2.5배 이상 올랐다.
판교 10년 공공임대아파트 건설사인 대방건설 물량 66가구의 감정평가금액은 전용 84㎡와 59㎡가 각각 7억4350만~8억1700만원, 6억750만~6억7350만원으로 책정됐다. 현재 건설사 측 요구로 승인기한이 연장돼 시는 이달 말에 승인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전국민간공공임대아파트연합 관계자는 “이미 승인이 나버렸기 때문에 행정소송을 비롯해 민사소송,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 모든 법적대응에 나서 강경하게 맞설 것”이라며 “이번 승인으로 건설사는 6개월 내 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 일반분양할 수 있어 높은 가격을 감당치 못하는 임차인들은 쫓겨날 위기”라고 성토했다.
이런 가운데 전국LH중소형10년공공임대아파트연합회는 22일 LH 오리역 사옥에서 분양가 산정 방식 변경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한데 이어 내달 24일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반발 수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한편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10년 공공임대아파트 분양 전환과 관련해 “(분양전환가격 산정방식은) 10년 전 입주할 때 그렇게 하기로 서로 계약한 것”이라며 “사적 자치의 영역을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자본주의 원리에 맞지 않고 계약의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