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삼척 화력발전소 건설 ‘밥그릇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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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삼척 화력발전소 건설 ‘밥그릇 싸움’
  • 성현 기자
  • 승인 2012.11.2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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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TX “추가 해라” VS 동양·동부·포스코 “필요 없다”
시의회 추가 의결 검토...가결 업체들 집단 반발


[매일일보 성현 기자]
굴지의 대기업들이 발전소 건설을 두고 두 패로 갈려 정면 대결을 펼치고 있다. 한 쪽에선 타사의 발전소 건립을 승인해주지 말라는 공문을 지방의회에 제출했고 다른 한편에선 항의 집회를 감행하는 등 실력 행사에 나서고 있다.

20일 삼척시의회에 따르면 동양그룹 계열사인 동양파워와 동부그룹 계열인 동부발전삼척,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코에너지는 공동 명의로 삼척화력발전소 건설 관련 건의문을 지난 15일 삼척시와 시의회에 제출했다.

유치 동의 하면 지자체 역할 ‘무의미’

이들 회사는 건의문에서 “시의회가 이미 의결한 합법적이고 타당한 결정에 대해 탈락한 회사들의 이견이 있다고 해 추가 의결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주장했다.이어 “시의회가 심의과정에서 지역사회 기여도와 향후 기대 및 지역 안배 등 다양한 관점에서 검토한 뒤 3개 권역별로 1개사씩 적합한 사업의향자를 선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또 “투자의향업체 모두에게 유치 동의를 하게 된다면 지자체의 역할이 무의미해지고, 책임 회피로 비치기 때문에 타당성이 없다”고 지적했다.삼척시의회는 앞선 지난달 23일 임시회의에서 화력발전소 건설의향서를 제출한 포스코에너지, 동부발전삼척, 동양파워에 관한 동의안을 가결했다. 반면 삼성물산과 STX에너지의 발전소 건립 계획은 부결시켰다.시의원들은 특정 지역에 사업대상지 몰려 권역별로 1개씩 총 3개의 발전소만 건립하는 쪽으로 합의하고 투표를 했는데 그 결과 STX에너지와 삼성물산이 탈락한 것이다.이에 삼성물산과 STX에너지 직원과 일부 주민들은 지난 12일 형평성이 결여됐다며 추가 심의를 요구하는 항의 집회를 단행했고, 압박감을 느낀 시의회는 추가 의결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는데 이제는 가결 받은 업체들이 반발한 것이다.
이처럼 해당 업체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삼척시의회의 동의 여부가 발전소 설립 승인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지경부가 발표한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건설의향 평가기준안을 보면 주민 의견은 15점, 시의회 동의는 10점으로 배점돼 있다.현재 신청 기업 24개 사 중 80% 가량이 주민 동의를 받은 상황. 시의회의 동의를 얻지 못한 사업자는 정부의 설립 승인을 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

문제 발단, STX에너지와 삼성물산 ‘탈락’

그룹의 사활을 건 사업이라 쉽게 물러 날수도 없다. 동양그룹은 삼척에 2022년까지 11조원을 투입해 3000~4000MW급 화력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한국전력공사 출신 인사도 대거 영입하고 지역 민심을 얻고자 동양시멘트 본사도 삼척에 내려 보냈다.동부그룹도 발전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채택, 삼척에 14조원을 쏟아 부을 생각이다. 특히 삼척은 동부그룹 김준기 회장의 고향. 김 회장은 삼척 화력발전소 건설 인가를 받기 위해 직접 삼척시와 교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포스코에너지는 삼척시와 8조원 규모의 발전설비 개발사업에 관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STX도 ‘국내최고의 민간발전 전문기업’을 목표로 8조원을 들여 화력발전소와 가스복합발전소 등을 건설할 계획이며 삼성물산도 8조원을 들여 석탄화력 4000㎿를 지을 요량이다.하지만 시의회가 일부 업체를 부결시키자 해당 업체 측에서는 불만을 표시했다.부결된 A업체 관계자는 “누구라도 인정할 수 있는 기준이 제시됐고 우리가 이에 미달됐다면 모르겠는데 시의회가 명확한 기준에 대한 일언반구(片言下联)도 없이 승인대상 기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반면, 가결 받은 B사의 관계자는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없지만 시의회에서 아무 이유 없이 떨어트렸겠냐”며 ”현재 상황에서 볼 때 주민 동의도 많고 부지 확보도 많이 하고 있어 지경부로부터 유치를 승인 받을 가능성이 높은 업체를 택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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