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외국인 관광객 1,000만 시대에 면세점 운영 등의 문제를 두고 한국관광공사 이참 사장이 인천국제공항공사 이채욱 사장을 검찰에 고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정부 산하 공기업 사장이 다른 공기업의 현직 사장을 고소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관광공사 vs 인천공항 ‘면세점 전쟁’ 진실공방

한국관광공사 이참 사장은 지난 22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국제공항공사 이채욱 사장은 관광공사 면세점이 적자를 보고 있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고소할 계획을 밝혔다. 기자회견 세시간 뒤 관광공사는 인천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 사건은 지난 국감에서 있었던 이채욱 사장의 적자발언으로부터 시작됐다.

이채욱 사장은 지난달 16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관광공사가 최근 면세점에서 적자를 냈다”고 증언했다.

이채욱 사장의 적자발언 이후 양측은 적자 여부를 둘러싸고 경고공문을 주고받으며 갈등을 빚어왔다.

국회 속기록에 따르면 이채욱 사장은 국감 당시 “관광공사 면세점이 지난 5년 동안 51억원의 적자를 내 국민 세금을 축내고 있다. (면세점 운영 수익을) 외래관광객 유치활동에 썼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참 사장은 기자회견에서 "2008년 1~2월 93억원의 흑자를 봤는데 이를 빼버리고 계산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회계 기준으로 계산을 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공항 측 주장과는 달리 면세점은 수년간 계속 흑자를 냈다”며 “2008~2011 4년간 흑자 42억원을 기록했고 올해까지 합해도 수십억원 흑자를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참 사장은 또 “어떻게 공기업 사장이 사석이 아닌 국정감사장에서 다른 공기업을 거론하며 ‘세금을 축낸다’는 단어를 쓸 수 있는지 그 배경이 궁금하다”며 “임직원들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참 사장은 “이채욱 사장의 발언은 모두 허위사실로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 같은 공기업임에도 내부 논의를 거쳐 사장에 대한 형사고소를 결정했다”며 “인천공항이 적자를 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공식으로 사과하고 내용을 정정하지 않는 한 고소를 취하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두 공사는 면세점 민영화 정책으로 오래 전부터 갈등을 빚어왔다. 관광공사의 인천공항 내 면세점 사업권이 내년 2월 만료됨에 따라 면세점 재계약을 둘러싸고 힘겨루기가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은 전날 인천공항에서 열린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돌파 기념식’에서 만났으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우선 이참 사장이 낸 고소장을 검토하고 관광공사 회계자료 등을 확보해 사실관계를 조사할 계획이다.